현대ㆍ기아차 大 위기, 글로벌 車 수요 급감 전망

  • 입력 2013.08.15 17: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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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이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14일,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부진이 하반기에는 더욱 심화돼 자동차 성장률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KARI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4077만대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3943만 대에 그치면서 성장률이 전년 대비 2.6% 하락하고 연간으로는 3.1% 증가한 802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예상 성장률 3.1%는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8%) 이후 4년 만에 최저치이며 극심한 수요정체에 시달렸던 작년 성장률 5.5%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낮은 성장률이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 3.3% 감소…글로벌 시장 축소=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가 3.3%나 감소하면 판매가 줄어든 자동차 대수는 134만대에 달한다.

하반기 자동차 성장률이 이처럼 낮게 전망되는 이유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둔화가 양국뿐만 아니라 유럽 및 신흥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반기 판매성장을 주도했던 중국과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하반기 부진에 빠지고 유럽시장 상황도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은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 대비 13.4% 증가한 838만대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823만대로 상반기보다 1.8%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중국 정부의 신차 구매제한 정책이 확대되면 판매 둔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상반기 자동차판매가 7.6% 증가한 783만대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는 774만대로 1.1% 감소를 예상했다.

또한 2007년 이후 6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시장 수요도 하반기에는 더 축소될 것으로 봤다. 상반기 715만대가 판매된 유럽시장은 하반기에는 638만대로 전반기보다 10.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내수도 비상, 국산차 줄고 수입차 늘고=국내를 비롯한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자동차 시장은 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상반기 판매가 지난해 대비 0.7% 감소한 75만대를 기록했고 캠핑 등 레저문화 확산으로 SUV와 미니밴을 포함한 RV차량 판매는 늘었으나 승용 모델들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KARI는 하반기에도 전년대비 0.1% 감소한 79만대로 예상하고 연간으로도 0.4% 감소한 153.8만대 판매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지난해 -2.4%(154.3만대)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국내 자동차업계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렇게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노조의 파업예고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장기 농성으로 인해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공장은 내수시장이 부진하면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잦은 생산차질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해외시장 수요 대응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한-EU 및 한-미 FTA 발효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상반기에 무려 19.7% 판매가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주요 신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도 부진, 국내 메이커 어려움 가중=국산차 수출이 크게 증가해왔던 신흥국들이 최근 부진에 빠진 것도 우리에게는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빠르게 성장했던 신흥시장 인도는 경기위축과 물가불안, 디젤유 가격상승, SUV소비세 인상 등의 영향이 예상보다 커 올해 자동차판매는 지난해 265만대 보다 3.6% 감소한 256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도 이미 상반기에 전년대비 5.8%나 감소(133만대)했고 하반기에도 3.6% 감소한 147만대로 예상되면서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특히 수출경기 악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물가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가 악화, 폐차세 도입 확대에 따른 자동차시장 축소 등으로 판매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브라질은 유일하게 신흥국 가운데 소폭의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당초 공산품세(IPI) 감면조치가 종료되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지만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해 363만대에서 2.3% 증가한 3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KARI는 세계경제가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부진이 진행되는 가운데, 신흥국의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경기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2%에서 2.9%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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