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가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전기차와 배터리 원산지 규제로 일부 제한적 모델에만 연간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 전기차는 모두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등을 미국 세액 공제 규모와 같은 7500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한 가격에 판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이오닉 6의 시작 가격은 기존 4만 2450달러에서 3만 4950달러로 내려가게 된다. 테슬라 모델 3(3만 8990달러) 대비 약 4500달러(약 600만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아이오닉 6의 국내 판매 가격은 5200만 원(보조금 적용전)부터 시작한다.
현지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모델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릴 수 있었던 비결을 두고 의아스럽게 생각하면서도 향후 미국의 전기차 시장 판도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테슬라 모델 3의 10% 수준에 그쳤던 이번 아이오닉 6가 이번 가격 인하로 격차를 좁힐 것인지에 대한 관심으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모델 3는 약 4만 7000대, 아이오닉 6는 약 4000대를 미국 시장에서 팔았다. 이와 함께 지엠과 스텔란티스는 물론 폭스바겐 등 경쟁사와 테슬라까지 현대차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 역시 미국 전기차 판매 가격을 낮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의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약 1000만 원에 달하는 불리한 가격 경쟁 구도에서도 지난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