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차 보다 뜨거워진 충전 전쟁 '테슬라 슈퍼차저 vs DC콤보' 승자는?

  • 입력 2023.06.29 08:38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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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표준을 두고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 표준을 두고 미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와 충전기 제조사 여러 곳이 테슬라가 사용 중인 북미 충전규격(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이하 NACS)을 새로운 충전방식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전기차 충전방식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제 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 이하 SAE 인터내셔널)는 지난 27일, 테슬라가 개발한 전기차용 충전커넥터의 북미 충전규격(NACS)을 표준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더 핫한 쟁점이 됐는데요. 그동안 사용한 SAE J1772 규격인 복합충전시스템(Combined Charging System, 이하 CCS)의 대안으로 NACS 커넥터 보급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제조사와 공용 충전 장비 공급업체들도 NASC 커넥터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혀왔는데요. SAE 인터내셔널의 공식 입장이 처음 나오면서 관련 업계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SAE 인터내셔널은 "NACS 커넥터를 표준화하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에 확실성, 선택의 폭 확대, 신뢰성 및 편의성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충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SAE 인터내셔널의 주도하에 CCS 충전방식이 대세를 이뤄 왔습니다. 테슬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전기차 제조사와 충전기 관련 업체들이 전기차에 적용하고 있는 CCS 충전규격은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표준화된 충전 프로토콜로 교류(AC)는 물론 직류(DC) 충전을 모두 지원하는데요.

완속 충전은 물론 고용량의 급속충전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다양한 충전 인프라와 호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CCS 프로토콜에는 충전소와 차량 간의 통신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인증, 청구, 실시간 데이터 교환과 같은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신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충전을 보장하고 스마트 그리드 통합 및 수요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의 충전커넥터 대부분이 커넥터의 모양이 다르긴 하지만 이러한 CCS 충전규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CCS 충전 커넥터는 완속 충전을 위한 AC 커넥터와 급속충전을 위한 DC 커넥터로 구성되는데요. 충전커넥터의 형상에 따라 CCS 타입 1과 CCS 타입 2, AC3상, 차데모, GB/T 등으로 구분됩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흔히 DC콤보 1, 유럽의 경우 DC콤보 2 타입이 충전커넥터로 주로 사용되고 있지요.

반면 테슬라가 유일하게 고집해 온 NACS 충전규격은 테슬라 전기차만을 위해 독자적으로 설계된 고속 충전 인프라로 흔히 슈퍼차저(Super Charger)라고도 불립니다. 슈퍼차저는 고출력 급속(DC)충전이 가능해 일반 전기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독자적인 전용 충전커넥터를 사용하므로 일반적인 CCS 충전규격인 DC콤보나 차데모와 같은 표준 충전기 커넥터와 호환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테슬라 운전자들이 공용 전기차 충전소 급속충전을 하려면 별도의 호환 어댑터를 구비해야 했습니다.

미국에는 일반 전기차 충전소보다 훨씬 많은 1만 2000여개의 슈퍼차저 전용 충전소가 있는데요. 이전보다 충전 속도가 빠른 V3 슈퍼차저까지 등장해 충전 인프라와 충전 속도면에서 CCS 규격보다 사용 편리성이 월등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기존 CCS 충전 인프라를 대신해 테슬라의 NACS 규격을 도입하겠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테슬라 슈퍼차저를 공유하면 전기차 충전 불편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건데요.

포드는 지난 5월 말 테슬라와의 제휴를 통해 2024년 초부터 포드 전기차 소유자가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호환 어댑터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5년 이후 출시되는 차세대 전기차에 CCS 충전규격 대신 NACS 충전커넥터를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GM도 6월 초, 2025년부터 신형 전기차에 NACS 커넥터를 장착하고 2024년 초부터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전기차 제조사와 충전 인프라 관련 업체들이 NACS 규격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고르지 못한 공공 급속 충전시스템의 불규칙한 서비스로 많은 전기차 운전자가 충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NACS 규격을 도입해 미국과 캐나다의 슈퍼차저와 블루오벌의 등 수만 개의 급속충전기를 활용,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리 바라 GM 회장 겸 CEO는 테슬라와의 협력은 "고객을 위해 급속충전기에 대한 액세스를 빠르게 확대하는 데 중요한 다음 단계"라며 “고객이 전기차로 보다 원활하게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업계가 북미의 단일 충전표준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테슬라는 2022년 말부터 “NACS 커넥터가 더 작고 다루기 쉬우며 부피가 큰 액체 냉각 케이블 없이도 고전력을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에 운행 중인 전기차 중 NACS 커넥터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의 수가 CCS 커넥터를 장착한 전기차의 총합보다 많다”며 "CCS 표준의 대안으로 NACS 충전 커넥터를 제안하고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에 개방형 표준을 채택할 것"을 권유해 왔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테슬라에 전기차 충전소 보조금을 받으려면 NASC 규격 관련 기술을 공개하고 개방을 요구한 것도 경쟁사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 추세로 보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테슬라 NACS가 CCS 규격을 대신해 새로운 표준 전기차 충전규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억제법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충전기는 반드시 CCS 연결을 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SAE 인터내셔널이 CCS의 대안으로 NACS 커넥터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SAE 인터내셔널은 “표준화 프로세스가 NACS를 유지하고 성능 및 상호운용성 기준을 충족하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단계”라며, “새로운 SAE NACS 커넥터 표준은 신속한 일정에 따라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포드, GM, 스텔란티스, 북미 BMW,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차지 포인트, EVgo 등 여러 자동차 제조사와 충전 인프라 관련 업체들도 관련 기술개발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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