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적 매력의 로드스터, BMW Z4 35is
중성적 매력의 로드스터, BMW Z4 35is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3.10.24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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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를 훔쳐보다 눈이 마주쳤다. 발렌시아 오렌지색 원피스에 육감적인 몸매,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난감하다.

가을 바람에 밀려 서쪽 하늘로 사라져가는 태양은 붉은 노을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짙어지는 노을은 BMW Z4(35is)를 더욱 도도하게 만들었다. 용기를 냈다. 다행스럽게 Z4는 어설픈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고 가벼운 스킨십까지 허락을 했다.

프런트 앤드에서 시작해 리어 앤드까지 Z4의 곡선을 음미해 본다. 또렷한 라인들이 시각적으로는 거칠어 보였지만 매끄럽고 유기적이다. 조금 떨어져 보면 롱 노즈&숏 데크의 비율 구성으로 묘한 중성적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성적 매력의 로드스터=Z4가 2인승 로드스터의 전통적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이렇게 야릇한 매력을 갖게 된 것은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거장 크리스 뱅글에 의해 태어났고 두 명의 여성 디자이너가 변신을 주도했는가 하면 그리고 2011년 쯤에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크리스토퍼 채프먼도 Z4의 디자인에 관여를 했다.

개성이 강한 디자이너들이 거쳐가면서 조금씩 변화가 있었지만 Z4는 2002년 출시 이후 10년 넘게 원판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세심게 살펴봐야만 헤드램프의 아웃 라인과 측면 방향지시등이 조금 바뀐 것을 알아 챌 정도다.

겉보다 속이 더 어울린 발렌시아 오렌지=나머지는 예전과 그대로다. 섭섭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Z4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랬다. 그래야 Z4 답다. 

겉모습을 싸고 있는 발렌시아 오렌지 컬러가 조목조목 제자리를 차고 앉은 것을 빼면 실내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발렌시아 오렌지 컬러는 대시보드와 시트의 중앙에도 자리를 잡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 몸에 딱 맞는 옷처럼 기분이 좋은 시트는 최고급 소재인 알칸타라다. 스포츠 시트와의 궁합, 그리고 몸의 흔들림까지 잡아주는 것도 모자라 요추의 지지력도 내 몸에 맞게 변화를 줄 수 있어 가장 편안한 자세의 운전이 가능하다.

비대칭형 센터 콘솔, 조금 심하다 싶게 심플한 계기판도 여전하다. 공조장치와 오디오, 그리고 하드 탑 루프를 열고 닫는 스위치는 모두 각각의 영역이 분명한 것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다.

 

짜릿하고 전율스러운 체험=BMW Z4에 탑재된 트윈파워 터보 6기통 가솔린 엔진은 340마력(5900rpm), 45.9 kg.m토크(1500~4500rpm)의 파워를 낸다. 변속기는 7단 스포츠 오토매틱 더블 클러치, 이를 조합해 최고 250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공차중량이 1525kg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력당 중량비(kg/hp)로 보면 경차 모닝에 4000cc급 엔진을 얹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엄청난 폐활량은 지칠줄 모르는 지구력과 탄력, 순발력으로 이어진다. 시동을 걸고 엑셀레이터를 강하게 압박하면 rpm게이지는 순식간에 6500rpm 인근까지 치솟는다.

다분하게 고의적인 급출발은 강력한 배기음으로 시작이 된다. 멋진 소리다. 가슴을 후비듯 강렬한 사운드는 급상승하는 엔진의 회전수와 더불어 고성능 컨버터블 스포츠카의 진짜 맛을 하나도 거르지 않고 전해 준다.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각각 선택할 수 있는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을 활용하고 패들 쉬프트로 쉬프트 업과 다운을 반복하며 즐기는 코너링, 와인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적응형 M 서스펜션의 댐퍼 제어 능력이 탁월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노면을 움켜지는 완력, 굽은 도로에서도 차선을 놓치지 않는 정확성이 이런 거친 운전을 가능케 했다.

워낙 몹집이 작고 체중까지 가벼워 고속 주행에서 일찍 한계를 보일 것으로 우려가 됐지만 가속페달과 적절한 핸들링을 이용하면 짜릿하고 극강의 속도를 체험하는 것도 어렵지가 않았다.

 

하늘이 보고 땅이 안다=Z4의 시트 포지션은 130mm다. 여기에다 전륜과 후륜 타이어의 평면비(프론트 225/40 R18, 리어 255/35 R18)가 낮기 때문에 고속으로 달릴 때 노면과 밀착돼 짜릿할 정도의 흥분감으로 보답을 한다.  

깜박 잊은 것이 있다. Z4의 오픈 에어링을 빼 먹은 것. 가을 하늘이 열리듯 오픈 탑이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초 정도다.

오픈 탑은 저속이거나 정지해 있을 때만 작동을 한다. 루프가 트렁크에 감춰지거나 다시 펼쳐질 때 강한 충격음이 들렸던 것을 빼면 매끄럽고 빨랐다.

루프가 개방되도 차 안쪽에서의 부담감은 크지가 않다. 전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적절하게 흩어져 탑승자에게 직접 부닥치지 않았다. 고속으로 달려도 옆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음도 적었다.

드라이빙의 참 맛을 새삼 느끼게 해준 Z4의 가격은 28i가 8110만원, 시승차인 35is는 91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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