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이 만든 걸작 벤츠 'G350' 소황병산 등정기

  • 입력 2012.11.30 16:4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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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게 패인 웅덩이를 디퍼런셜 락을 통해 탈출하고 있는 G350

1979년 탄생한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는 지난 33년 동안 가장 럭셔리하고 남성적인 오프로드로 군림을 해 오고 있는 모델이다.

자동차와 땅을 의미하는 일명 G바겐(Gelände와 Wagen)으로도 불리는 G클래스는 1936년 개발된 G-5가 그 원조로 불리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주력 기동차량으로 운행이 G-5에 이어 현재의 G클래스 디자인이 반영된 모델은 1979년 세상에 모습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20만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80%는 일반차량으로, 나머지 20%는 군용 및 상용이 차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강원도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개최한 'G 클래스 오트로드 익스피리언스'에서는 이런 전설적이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듯, 1988년형 G클래스가 최고급 모델인 G63 AMG와 함께 전시했다.

애칭인 '오토'로도 잘 알려진 이 차는 올해로 76세가 된 독일인 노 부부가 지난 25년 동안 전 세계 200여개 국가를 여행하며 총 누적거리 80만km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88형 G350 '오토', 전세계 200여개 국가를 여행했고 총 누적거리가 80만km에 달한다 

-전통을 고수한 스타일의 가치

명섭답게 G 클래스는 바티칸 교황과 같은 유명 인사와 메간폭스, 브리트리 스피어스, 브래디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애마이기도 하다.

이날 시승에 동원된 더 뉴 G 350 블루텍은 33년 만에 업그레드 돼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모델이다.

전체 외관의 기본 골격은 그러나 33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면부에서는 라디에이터의 가로 라인이 더 단순화되고 안개등과 휠 하우스의 볼륨감이 더 풍부해졌고 아웃 사이드 미러의 모습이 달라진 것을 빼면 그 때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거부한 G 클래스가 요즘의 시각에도 전혀 낯설거나 촌스럽지 않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전통을 고수한 가치가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외관과는 달리 실내 인테리어는 그 때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급스러워졌다.

클래식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가죽 커버로 마감된 대쉬보드와 앰비언트 라이트, 알칸타라 블랙 루프 라이너 등으로 구성된 익스클루시브 패키지가 적용돼 다른 어떤 모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관과 인테리어를 살펴 본 후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이 시작되자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눈이 내려 시승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이번 행사를 위해 독일에서 직접 방한한 오프로드 팀 전문가인 비욘 가르트링 묘한 미소를 지으며 'GO' 사인을 내렸다.

 독일 본사에서 직접 온 메르세데스 벤츠 오프로드팀이 G350의 주요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폭설을 뚫고 소황병산 정상에 오르다

대관련 삼양목장 주차장을 출발해 해발 1430미터의 소황병산을 올라 다시 동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는 이날 대관령에는 폭설이 내렸다.

독일 오프로드 팀은 행사에 앞서 소황병산 정상까지 끓어진 길을 잇고 최대 수심 80m의 도강 구간 등을 직접 설계하고 유니목과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코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오히려 G 클래스의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 주게 됐다"며 "G350을 믿는 다면 누구나 소황병산 정상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프로드의 첫 번째 난관은 수심 60cm의 도강이다. 경험이 없는 운전자들은 눈이 쌓이고 진입로와 진출로가 얼어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지만 단 한대도 도강에 실패를 하지 않았다.

도로의 여건에 따라서 각각의 바퀴에 구동력을 다르게 전달하는 디퍼런셜 락이 위력을 발휘한 때문이다.

 소황병산 정상,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악천후가 이어졌다

에르윈 워니시 독일 본사 G 클래스 매니저는 "G350은 어떤 험로에서도 단 한개의 바퀴가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는 디퍼런셜 락 기능이 적용돼 있다"며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탈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G350은 도강뿐만 아니라 깊이 1m가 넘는 구덩이에서 차체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반대쪽 또는 지면에 닿아있는 바퀴의 동력으로 무난하게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첫 날 시승은 소황병산 정상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코 앞의 선도 차량이 보이지 않은 정도의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쳤기 때문이다.

G350이 보여준 극강의 오프로더 능력은 둘째날 더 크게 발휘됐다. 전날 내린 눈으로 코스 전체가 빙판 또는 바람에 날려 1m 넘게 쌓인 눈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었을 것으로 보였던 구간도 여유롭게 벗어나는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사다리꼴 프레임을 통해 차체의 뒤틀림이나 충격하중을 버텨내는 오프로드의 전형적인 특성도 강하게 보여줬다.

 갑작스럽게 내린 눈으로 모든 코스가 빙판길로 변해있다

-최고출력 211마력...계단, 구덩이까지 거침없이 질주

이날 시승과 함께 G350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 오프로드팀은 다양한 인공구조물을 설치했다.

통나무 구간과 가파른 경사, 그리고 기울림 코스 및 디퍼런셜 락의 기능을 쉽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구조물도 마련이 됐다.

특히 G350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디퍼련셜 락의 효과와 성능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구조물에서는 네 바퀴 가운데 접지가 되지 않은 바퀴는 구동력이 전혀 전달되지 않고 지면에 닿아있는 바퀴에 토크를 배분하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G350이 오프로드 주행 능력뿐만 아니라 차체 전후 하부에는 견고한 스틸 가드가 장착돼있고 알루미늄 사이드 바, 견고하면서도 촥좌감이 뛰어난 시트까지 G350 대부분의 구성물은 극한의 오프로드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G350은 V형 6기통 2987cc 디젤엔진을 탑재, 최고 211마력의 넉넉한 힘과 55.1kg.m의 토크 성능을 갖추고 있다.

7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로 오프로드 뿐만 아니라 온로드에서도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발휘하고 메르세데스 벤츠만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텍을 통해 배출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였다.

엄청난 눈이 내리면서 그렇지 않아도 거친 코스가 더 험악해지기는 했지만 만만치 않은 오프로드 테스트 주행을 완주한 기자 가운데에는 초보급 여성 운전자도 포함이 됐다.

그 만큼 G350의 오프로드 성능이 완벽하다는 점,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여성 운전이 가능할 만큼 매력적인 맛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G 350을 내 차로 만들수 있는 소비층은 많지가 않다. 하지만 전체 공정의 상당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하루 54대만 생산되는 G350의 올해 국내 물량 50대는 이미 소진됐다.

G350 블루텍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4800만원, 그리고 함께 판매되고 있는 G63 AMG는 2억9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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