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플래토를 아십니까? 전기차 배터리 수명 10배 이상 늘리는 묘수

  • 입력 2023.08.17 08:09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 2570만 대에 달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일반가구수가 총 2177만 가구니까 가구마다 1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 가운데 전기차는 46만 대가 등록돼 있습니다.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여전히 낮습니다. 하지만 10년 전 연간 1500대 미만에 그쳤던 증가세가 올해 15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차 비중은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가 증가하면서 전기차를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안전하게 오랫동안 운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터리 성능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평상시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전기차의 배터리 충전량은 내연기관차의 연료게이지와 같이 항상 일정 수준이상의 충전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충전상태를 SOC(State of Charge)로 표현하는데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할 경우에는 출발 전에 배터리를 90% 이상 충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평상시에도 배터리 충전량을 50~80%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SOC가 30~80% 사이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용하면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태에서 100% 방전될 때까지보다 배터리 수명이 3~4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구간을 전문용어로 플래토(Plateau, 배터리출력 안정영역) 구간이라고 하는데 평상시 플래토 구간의 중심구간에서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100% 배터리를 충·방전할 때보다 10배까지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의 노화방지를 위해서는 가급적 급속충전보다 완속으로 충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완속충전기로 충전해 주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장기간 전기차를 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12V 배터리를 차단하고 적어도 3개월에 한 번 이상은 정기적으로 충전을 해야 배터리의 방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행중에 전기차의 하체에 큰 충격이 발생한 경우 정비업소에 들러 차량 하부에 탑재되어 있는 배터리 케이스의 손상 유무를 점검해야 합니다. 배터리 케이스가 손생되면 배터리 내부의 전해액이나 냉각수가 새어나와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기 화물트럭의 경우 배터리 케이스가 손상되어 운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울러 전기차를 세차할 경우 가급적 엔진룸 내부를 세차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세차가 필요한 경우 고압세척기를 일정거리 이상 간격을 유지함은 물론 전기모터나 충전구, 배터리 등에는 고압으로 직접 세차하는 것을 금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의 1회 충전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차량 실내온도를 적정온도로 유지해 과도한 에어컨 및 히터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냉난방 공조시스템이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은 물론 무더운 여름철에 배터리의 성능, 특히 주행거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온도가 40°C 이상 올라갈 경우 배터리성능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시작하므로 배터리 전용냉각수와 냉각팬 등으로 배터리 온도를 적절하게 냉각시켜야 합니다. 반대로 배터리 온도가 너무 차가워도 주행거리가 줄어들지요. 예를 들어 배터리의 성능이 상온(20℃ 기준)에서 100%라고 가정할 경우 기온이 0℃로 떨어지면 배터리의 성능은 66%로 감소합니다.

또한 –22℃일 경우 완전 충전된 배터리 성능의 44% 밖에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처럼 엔진 열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겨울철 실내난방을 위해 히터를 사용할 경우 전력소모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겨울철 히터를 사용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소모가 적은 열선을 이용하거나 충전중에 예약 공조기능을 활용해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또한 급가속 또는 급제동을 줄이고 전기모터와 공조시스템을 최적으로 제어해 배터리 소모를 줄여주는 에코 주행모드와 회생제동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원페달드라이빙을 사용하는 것도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에는 안전을 위해 충전케이블의 피복상태나 커넥터의 파손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지정된 국가표준인증 충전기와 어댑터를 사용하고 커넥터의 연결상태도 확인해야겠지요. 간혹 충전기와 커넥터의 저항값이 규격을 미달하거나 충전커넥터 또는 휴대용 충전기의 불량으로 충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릴 경우에 부득이하게 충전을 해야 할 경우 전기차에는 누전차단장치가 적용되어 비교적 안전하지만 충전커넥터에 빗물이 들어갈 경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실내에 있는 충전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밖에 얼마 전 발생한 집중호우 때와 같이 전기차 운행중에 침수가 될 경우 배터리에 방수처리가 되어 있어 감전위험이 적지만 안전을 위해 가급적 시동을 끄고 차량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부터 올 연말까지 자동차 제작사와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기자동차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국산 전기차 제작 및 판매사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등 국내에서 판매중인 수입 전기차 제작사 등 총 14개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 안전점검은 정부가 전기차의 화재대응을 위해 지난 2월 전기차 화재대응 TF가 출범하면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이후 판매돼 현재까지 운행중인 약 50여종의 전기차가 이번 특별 안전점검 대상차량인데요.

각 제작사들은 차량의 외관 및 배터리 상태 등을 점검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수리 안내를 받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일부 차종의 경우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종합적인 무상 안전점검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