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게 팔린 수입차, 퇴보하는 'A/S'

  • 입력 2012.11.01 16: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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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의 A/S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산 자동차를 누르고 압도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독일산 자동차 브랜드의 A/S 만족도는 국산차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1년간 A/S를 받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입차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국산차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수입차 중에서도 일본차와 독일차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일본차 브랜드의 A/S 만족도는 국산차를 크게 앞질렀지만 대부분의 독일차는 매우 낮아 수입차 전체 점수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수입차의 A/S만족도(1000점 만점)는 781점으로 전년(802점)보다 21점이 하락했다.이는 국산차 평균(789점)보다 크게 낮은 성적표며 원산지별로 보면 일본차가 828점으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789점, 독일은 766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차의 평균 828점은 국산차 1위인 한국지엠(810점)보다 20점 가까이 앞서는 기록이다. 그만큼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며 독일차 소유자의 평균은 766점으로 국산차 최하위 기아차(775점)보다도 낮았다. 유일하게 독일차 중 메르세데스 벤츠가 808점을 받아 체면을 유지했다.

수입차 가운데 가장 높은 만족도는 837점을 받은 렉서스가 차지했으며 혼다(832점)와 도요타(824점)가 뒤를 이으며 상위권 모두를 일본 브랜드가 석권했다.

불충분 표본(30~59사례)으로 분류돼 순위에서 제외된 인피니티(835점)와 닛산(811점)을 포함하면 Top5 모두 일본 브랜드가 차지를 했다. 일본 브랜드가 한국이나 독일 어떤 브랜드보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은 일본의 막강한 서비스 경쟁력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독일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808점으로 선전을 했지만 아우디(768점), 폭스바겐(746점), BMW(746점) 등은 크게 낮았다.

일본 수입차와 독일 수입차의 경쟁력 차이는 '시간경쟁'에서의 우위로 판가름났다. A/S만족도는 ‘접수/접근’, ‘환경’, ‘절차’, ‘결과’ 등 4개의 하위 차원들과 26개의 항목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항목들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다.

26개 항목 가운데 일본-독일 간에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점검/수리 절차가 쉽고 빨랐다’로 일본차 92% 독일차 73%로 19%p의 격차가 있었다. 그 다음 ‘접수에서부터 수리완료 때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항목에서는 18%p 차이가 나는 등 5개 항목 모두 10%p 이상의 큰 차이를 보였다.

접수를 하고 점검에서 수리를 완료할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신속하냐에 따라서 소비자들의 만족도 차이가 크다는 점을 보여 준 결과다. A/S를 받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과 시간’이며 수입차 소비자의 경우 비용보다 시간에 더 민감하다는 점도 새삼 증명이 됐다.

지금까지 ‘수입차의 가장 큰 문제는 A/S’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수입차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이었다. 반면 실제 수입차 보유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아 왔지만 올해 조사는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는 조짐을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이런 원인을 독일차의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판매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서비스 수요를 제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A/S는 수입차 구입을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로 늘 지적이 돼왔다. 하지만 이러한 걸림돌은 이번 조사 결과 독일차에 해당하는 것이며 일본차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저평가된 일본차 브랜드들의 제품경쟁력과 서비스 강점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되면 수입차 시장 구조에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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