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ㆍ닛산 전 회장, 악기 상자에 숨어 영화처럼 탈출
카를로스 곤 르노ㆍ닛산 전 회장, 악기 상자에 숨어 영화처럼 탈출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0.01.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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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자택에서 연금 상태로 감시를 받던 카를로스 곤 회장이 31일 지구 반대편 레바논에 등장하면서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공금 횡령과 배임, 탈세 등의 혐의로 2018년 11월 체포된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출국 금지 상태에 있는 곤 전 회장이 자신의 변호인조차 감쪽같이 속이고 해외로 빠져 나갈 수 있었는지를 놓고도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일본 검찰조차 언론 보도를 통해 곤 전 회장의 레바논 도착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도주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뤄졌는지를 짐작케한다. 이런 가운데 알자지라는 24시간 무인 카메라의 감시를 받는 곤 전 회장이 그의 아내와 터키의 지인들이 세운 치말한 계획에 맞춰 도주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의 도쿄 자택에 베달된 커다란 악기 상자 속에 숨어 빠져 나왔고 도쿄의 작은 공항에서 위조된 여권으로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터키를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이 재판을 받던 일본에서 도주함에 따라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이미 레바논 도착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미 유죄를 예상하고 진행되는 일본의 불공평한 사법제도로부터 풀려 난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언론과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 밝혀 자신의 구속하고 재판을 진행한 일본 정부와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과 프랑스, 브라질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바논을 택한 것은 일본과 범죄인 인도 협정이 채결돼 있지 않다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도주극으로 일본에서는 검찰 등 사법당국의 허술한 조처를 맹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레바논 정부에 즉각 곤 전회장의 송환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레바논 보안 당국은 곤 전 회장의 입국을 '합법적'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어떤 법적 조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곤 전 회장의 입이 자유로워지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곤 전 회장은 지금까지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둘러싼 일본 쪽 관계자의 모함"을 주장해 왔으며 자신을 구속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본 사법제도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따라서 그의 입을 통해 어떤 말이 나올지 일본은 물론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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