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탈퇴…차 업계 어떤 변화 일어날까?

  • 입력 2016.06.24 16:06
  • 수정 2016.06.24 16:27
  • 기자명 이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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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들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원했다. 24일 국민투표에서 51.9%가 탈퇴를 선택해 영국은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됐다. 앞으로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정치, 경제, 산업에서 지난 40여 년간 이어온 끈을 끊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산업인 자동차 업계는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우리나라와 맺은 한-EU FTA의 효과가 사라진다. 국내 자동차 회사는 영국 수출 물량이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반대로 수입하는 경우에도 관세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국산차 업계는 손해가 불가피하다. 영국에 자체 생산 공장을 가진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동유럽의 공장 생산물량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영국의 EU 탈퇴로 관세를 물어야한다.

작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현대차는 8만8000대, 기아차는 7만8000대로 총 16만6000대 규모이며 쌍용차의 6000대를 합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는 연간 17만대 규모의 자동차가 관세를 추가로 부담해야한다.

영국에 현지 공장을 갖고 있는 일부 업체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다. 영국에는 롤스로이스, 재규어랜드로버, MINI, 애스턴마틴, 맥라렌 등 자국 브랜드였던 회사를 포함해 토요타, 닛산, 포드, 혼다, BMW 등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당분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은 맞지만 2년 간 유예 기간도 있고 EU와 영국이 협상의 여지도 남아있어서 아직까지 뚜렷한 대응방안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향후 추이를 살펴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는 자체 수요를 감당하는 데는 괜찮지만 주변국으로 수출하는 길에 적신호가 켜졌다. 영국은 서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수요가 많은 국가이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위의 자동차 소비국가다. 2015년 독일은 335만대, 영국은 284만대를 소비했다.

▲ 2015년 전 세계 국가별 자동차 판매량과 영국의 자동차 공장 분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이미 영국의 EU 탈퇴에 대비해 시나리오를 준비해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닛산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바다 건너 프랑스에 르노그룹의 자동차 공장이 있는 르노닛산얼라이언스는 이날 오전 카를로스 곤 회장이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임직원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국내 수입차 시장 역시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영국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하는 차 가운데 닛산의 캐시카이는 환경부의 판매중단 조치로 인해 현재 시장에서 사라졌다. BMW그룹의 MINI는 영국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해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 또, 차 값도 4000만 원 미만이라 약간의 변동에도 소비자들이 움직일 우려가 있다.

다만, 재규어, 랜드로버, 맥라렌, 롤스로이스 등 나머지 고급 브랜드의 차종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라 당분간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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