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 출신 폭스바겐 회장, 한 달 만에 사퇴 위기

  • 입력 2015.11.03 21:2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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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어스 뮐러 폭스바겐 그룹 회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곤란한 처지로 내몰렸다. 그룹 회장에 부임하기 전 그가 사장으로 있던 포르셰에서도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포르셰 사장에 오른 뮐러는 지난 9월 발생한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들통 나면서 스스로 자리를 물러난 마르틴 빈테르코른 전 회장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됐다.

그러나 취임 한 달여 만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포르셰와 아우디의 V6 3.0 엔진에도 같은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이 설치됐다”고 공개함에 따라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EPA는 2일(현지시각)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셰 카이엔, 그리고 아우디 A6 콰트로와 A7 콰트로, A8, Q5 등에 불법 장치가 설치됐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또 거짓말, 포르쉐도 배출가스 조작 사실 들통>

미국은 포르셰의 최대 시장으로 EPA의 발표가 사실로 확인되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제는 뮐러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다.

폭스바겐은 즉각 “3.0ℓ 디젤 엔진에는 금지된 방식의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EPA가 의혹 제기가 아닌 사실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이 수년 전부터 관련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겨왔고 조직적이고 관행적으로 배출가스를 조작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뮐러 회장이 포르쉐 CEO로 재직할 당시 이를 모를 리 없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뮐러 회장이 위기에 빠진 폭스바겐 제국을 재건할 수 있는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뮐러 회장은 취임 전에도 그가 문제가 된 엔진이 집중적으로 생산됐던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폭스바겐의 생산부문 책임자로 근무했다며 그룹 최고 책임자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편 취임 한 달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뮐러 회장은 최근 폭스바겐 제국의 재건을 위해 피해 고객에 대한 지원과 철저한 조사, 구조개편, 경영개선, 전략 2018의 수정 등 5개의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가 수장으로 있던 포르셰에서도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기 폭스바겐 그룹의 재건에 독(毒)이 될 수 있고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더 큰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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