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8명 꽉 채우고 달린 ‘오딧세이’

  • 입력 2014.02.24 00: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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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모델이 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던 2013년에 이어 올해에는 미니밴이 새로운 관심 차종으로 등장을 했다. 새해 들어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그랜드 보이저가 선을 보였고 토요타는 시에나의 4WD 버전을 추가하는 등 업체들의 대응 열기도 뜨겁다. 

국내 업체들도 쌍용차가 코란도 투리스모의 9인승 모델을 내 놨고 상반기에는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이 가세할 예정이다. 승용차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차종들의 격전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혼다도 오딧세이의 상품성 개선모델 '뉴 오딧세이'를 출시했다.

트랜스미션을 변경하고 탑승 공간에 많은 신경을 쓴 모델이다. 혼다코리아관계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풀 모델 체인지에 버금가는 대폭적인 변경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딧세이는 1994년 1세대 모델이 일본에서 출시된 직후 최단기간 가장 많은 판매기록을 세운 미니밴이다. 북미 시장에서만 지난 해 12만 8000여대, 미니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중에 출시된 토요타 시에나는 매월 50대에서 60대가 꾸준하게 팔려나갔지만 오딧세이는 20여대로 저조했다. 시장을 선점 당한데다 특별한 장점을 찾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혼다코리아도 인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선을 보인 뉴 오딧세이는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탑승자들의 편의성과 안전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지난 주말, 오딧세이에 성인 남성 8명이 탑승을 하고 시승을 했다.

 

겉 보다 속, 보이지 않는 변화에 치중=뉴 오딧세이는 연식 변경 모델이다. 그런 만큼 외관에서 특별한 변화를 찾기가 어렵다. 변화를 줬다는 그릴의 형상, 에어인테이크 홀, 아웃 사이드미러, 헤드라이트와 리어 라이트도 골조는 그대로다.

아웃라인의 소재 정도만 살짝 바꿨다. 휠은 17인치에서 18인치, 헤드 라이트는 할로겐에서 HID, 리어 라이트는 LED로 변경이 됐고 아웃사이드 미러의 끝 부분에는 사각지대 정보를 모니터의 영상으로 제공하기 위한 카메라가 자리를 잡았다.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를 포함한 실내의 구성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대신 2열 가운데에 시트를 추가해 7인승에서 8인승으로 탑승석을 늘렸다.

8인승으로 좌석이 늘어났지만 별 효율성은 없다.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내의 천장에는 풀 HD 영상을 제공하는 모니터가 비치됐다. 무선 리모컨, 그리고 2개의 무선 헤드폰 2개가 비치돼 있어 2열에서 3열까지의 승객들이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에 무료함을 덜 수 있도록 했다.

그 동안 경쟁모델인 토요타 시에나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이 돼 왔던 트랜스미션도 전자제어식 자동 6단으로 변경이 됐다.

 

성인 8명 꽉 채워보니=오딧세이와 같은 미니밴은 많은 인원이 편하고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는 거주편의성이 곧 경쟁력이 된다. 넓고 안전한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오딧세이의 전장은 5180mm, 전폭은 2010mm, 전고는 1735mm, 가장 중요한 휠 베이스는 3000mm다.

이런 제원은 토요타 시에나보다 전장(+195mm), 전폭(+25mm)은 크지만 전고(-55mm)와 휠 베이스(-30mm)는 작은 구성이다. 이 때문에 성인 남성 8명을 가득 태운 오딧세이는 2열과 3열의 무릎공간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탑승자간 어깨의 간격은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동승한 탑승자들도 성인 남성 8명이 모두 편한 자세로 장시간 탑승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개의 미니밴이 한 가족 단위의 탑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거슬릴 일은 아니다. 4인 가족이라면 3열 시트를 평평하게 접어 공간을 더 넓고 다양하게 꾸밀 수 있고 6인이 타도 2열과 3열에 각 2명씩 나눠 탄다면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 특히 3열은 오딧세이의 가장 끝 부분, 움푹 패인 러기지 룸으로 감쪽 같이 사라지게 폴딩이 가능하고 평소에도 제법 많은 짐을 효율적으로 실을 수 있도록 설계가 됐다. 특히 쉽게 탈, 부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떼어내면 밴(화물) 이상의 많은 화물도 적재가 가능한 시트 베리에이션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시트의 기능들은 모두 끈이나 레버로 작동이 된다. 전동식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없이 곧 바로, 그리고 부드럽게 원하는 구성이 나오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다.

 

무난한 성능에 완벽한 안전=뉴 오딧세이의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최고 253마력/5700rpm의 출력과 최대 35.0kg.m/4800rpm의 토크를 발휘하는 3.5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배기량 3471cc)이 탑재됐고 트랜스미션은 전자제어식 6단 자동변속기로 교체됐다. 퍼포먼스의 감은 따라서 큰 변화가 없지만 연비는 리터당 8.8km에서 9.1km로 소폭 개선이 됐다.

공차중량은 2065kg로 토요타 시에나(2080kg)보다 약간 가볍다. 꽤 무거운 체중을 갖고 있지만 운동성능은 꽤 민첩하고 안정적이다. 대형 SUV와 높이가 비슷한 차고에 전폭이 커 과격하지만 않다면 주행 중 차체 안정감은 더 뛰어나다.

핸들링은 다른 미니밴보다 묵직하게 반응한다. 빠른 속도를 요구할 때 탑승자가 많지 않을 때는 빠른 응답성을 보이지만 성인 남성 8명이 탑승해 500kg 이상 중량이 늘어났을 때는 한 박자 느리게 반응을 한다.

코너의 안정적인 선회 능력, 그리고 미세한 롤 각([Roll Angle])은 후석 탑승자들도 피로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맥퍼슨 스트럿(전륜), 멀티링크 더블 위시본(후륜), 벤텔레이티드 디스크(전륜)와 드럼인 디스크(후륜)으로 구성된 섀시의 견고함은 고속으로 빠져나가는 코너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가솔린 특유의 정숙성도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오딧세이는 엔진, 노면, 그리고 빠른 속도에서의 풍절음이 효과적으로 차단시켜주는 적극적인 N.V.H로 일반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차분하고 조용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혼다가 가장 전면에 내 세운 오딧세이의 최대 강점은 ‘안전’이다. 오딧세이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한 2013 충돌테스트에서 미니밴 최초로 최고 안전등급인 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견고한 바디와 충돌이 감지되면 시트의 장력을 미리 조절하는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험로에서의 제동성능을 배가시켜주고 커브길에서의 접지력을 제어하는 VSA 등의 안전시스템이 적용됐다.

 

특히 우측 턴 시그널이 작동되면 사각지역을 영상으로 제공하는 안전사양은 매우 직관적인 정보를 통해 안전운전을 돕는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최신형 오딧세이의 상품성이 국내보다 더 뛰어나고 또 다양한 트림이 배제됐고 또 400만원 가량의 적지 않은 가격 인상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뉴 오딧세이의 가격은 5190만원이다.

또한 최근 화제가 됐던 차내 진공청소기와 같이 오딧세이를 특징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가 빠진 것도 아쉽다. 따라서 토요타의 시에나, 크라이슬러의 그랜드 보이저와 같은 수입차와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곧 가세하는 기아차 카니발과 경쟁에서 오딧세이가 어떤 자리를 꿰찰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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