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더 가볍게 '경량 소재'에 사활 건 자동차

  • 입력 2014.01.15 23: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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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지난 100여년 이상 더 빨리 달리고 더욱 향상된 편리함을 추구해왔다. 출력과 토크를 높이기 위한 경쟁, 각종 첨단화된 전기 및 전자장치가 경쟁적으로 탑재됐던 이유다. 보태지는 장치들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는 자연스럽게 비대해지기 시작했다. 초기 자동차의 평균 무게는 1800kg 이상이었다. 조금 다른 성격의 차이기는 하지만 러시아의 질 리무진은 차체 무게가 3.5톤에 달하기도 했다.

1970년대 1, 2차 석유 파동 이후 줄어들기는 했지만 1990년대 이후 첨단 자동화 경쟁과 SUV 차종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최근의 자동차 평균 무게는 1900kg이상으로 늘어났다. 세계 경제가 암울해지고 국제원유가의 상승이 시작된 200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 비대해진 무게를 어떻게 줄이는가로 고민을 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연비가 더 좋은 차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고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대한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는 핵심 기술은 ‘소재’에 있다. 효율적인 엔진을 만들어내고 대체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전기차를 만들어 내도 차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품들을 첨단 소재로 대체해 무게를 줄이지 못하면 원하는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 소재의 진화 혁신의 동력은 기술의 융복합’ 보고서를 참고해 자동차 소재의 동향과 종류 등을 정리했다.

 

경량화, 선택이 아닌 필수=자동차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의 대부분은 철(鐵)과 같은 금속류다. 타이어와 범퍼, 실내 인테리어를 제외하면 핵심 구성품은 모두 철로 만들어지는 것이 자동차다. 따라서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핵심은 철 대신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 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의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 개선 효과는 6∼8%나 되는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무게를 줄여 연비를 개선하려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전략은 엔진의 기술만으로는 더 이상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무게를 줄이면 연비 효율성 개선 뿐만 아니라 적은 동력으로도 더 나은 기동성을 발휘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볼 수있다.

미국과 EU 등 자동차 최대 소비국가들의 강화된 환경규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까지 리터당 23.2㎞의 연비를 요구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2025년 33.1㎞의 연비를 달성해야 한다. 엔진 효율성 개선말고도 경량 소재를 더 많이 적용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에 완성차 업체들이 매달리고 있는 이유다.

내연기관 차량뿐만 아니라 친환경차량들도 차체 경량화에 매달리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친환경차는 대용량 배터리, 고압 연료통 등과 같은 부품들이 추가되면서 무게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비용상승이라는 단점을 해소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소재 대체를 통한 경량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고장력강판’=고장력강판은 완성차 업체에게 가장 익숙한 소재라서 대체 리스크가 낮고, 신규 적용시에도 기존 설비장치를 대부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가격도 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올라가 비용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러나 고장력강판은 적용 부위가 제한 되고 철이라는 소재 특성으로 경량화 수준에 한계가 있다. 차체 적용할 수 있는 최대치가 10~20% 수준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알루미늄 합금(저비중강판)이나 플라스틱 샌드위치 강판 등 다른 경량 소재와의 접합이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고장력 강판 단독으로는 차체 경량화의 해법이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량화에 가장 효과적인 '알루미늄'=알루미늄은 기존의 철을 대체하면 40%이상 중량을 줄일 수 있다. 장기간 부식이 되지 않는다는 장점, 그리고 매장량도 풍부해서 공급 안정성도 뛰어나다. 가격이 철보다 약 30% 높기는 하지만 경량화를 통한 연비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수용이 가능한 범위다. 이 때문에 자동차 경량화가 논의되기 시작한 최근 30년간 철 이외의 경량소재 가운데 가장 많은 범위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북미 자동차의 자동차 소재에서 알루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5년 2%(대당 40kg)에서, 2012년에는 8%(대당 156kg)까지 증가했다. 엔진 관련 부품 소재는 80% 이상이고 타이어 휠의 55%도 알루미늄으로 대체됐다. 또한 주조 공정이 가능한 파워트레인과 샤시에 우선 적용이 되고 있다.

반면 용접 시 열에 의한 변형이 심해 성형이나 가공이 어렵고 압연과 압출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후드나BIW(Body In White), 도어 등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성형과 가공 기술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상적 경량소재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탄소섬유복합재료는 유리섬유복합재료와 함께 대표적인 고기능 섬유복합재료다. 강도가 뛰어나고 매우 가벼워 우주선과 비행기, 슈퍼카, 초대형 풍력날개 등 에 주로 사용이 되고 있는 이상적 경량소재다. 자동차용 경량 플라스틱으로는 주로 유리섬유복합재료와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지만 바디 및 구조재료에서 철을 대체할만한 강도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안으로 탄소섬유복합재료의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탄소섬유복합재료는 고강도경량이라는 강점 이외에도 원재료가 광물이 아니라 모든 화석자원에 포함되어 있는 탄소이기 때문에 고갈 우려가 없다. 또한 다양한 성형/가공으로 부품의 일체화가 용이하고 스크래치에 의한 부식도 거의 없다.

반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높은 가격과 가공생산성의 단점을 갖고 있다.. 가격이 소재 중량기준으로는 철의 약 20배나 되고 부품 기준으로는 철강부품의 약 5.7배나 된다. 쉽게 대용량 교체를 생각하기 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한 탄소섬유복합재료에서 주로 바탕재료(모재)로 사용되는 에폭시 수지는 성형 후 굳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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