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깔 사나운 차,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

  • 입력 2014.01.14 02: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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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의 뿌리는 1968년 데뷔한 ‘아우디 100’이다. 아우디가 알파벳 A와 숫자로 이어지는 새로운 작명을 시작하면서 1994년 A6로 이름을 바꿨다. A6는 독일 삭소니의 아우디(Audi), 반더러(Wanderer), 호르히(Horch), 데카베(DKW) 4개사가 1932년 합병한 이후 가장 성공적인 E세그먼트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서 아우디를 대표하고 있다. 2.0 TDI, 2.0 TFSI 콰트로, 3.0 TDI 콰트로, 3.0 TFSI 콰트로로 구성된 A6 트림 가운데 작년에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3.0 TDI 콰트로다. 3535대가 판매됐으니까 단일모델로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아우디가 작년 한 해 동안 2만 44대를 판매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32.5%의 고성장을 이루게 한 일등공신이다.

아우디는 성능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도토리 키를 재는 것처럼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제원상 수치가 평준화된 요즘, 아우디가 더 돋보이고 또 잘 팔리는 이유다. 겨울이 깊어가면서 아우디는 또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숫자 4, 아우디를 대표하는 4륜 구동(4WD) '콰트로' 때문이다. 거칠면서도 한 성깔하는 A6 3.0 TDI 콰트로를 타고 강원도 평창, 오대산을 향해 내 달려봤다.

 

기능을 강조한 디자인=아우디 디자인 특성은 '비움'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한 기품이 돋보인다. 7세대 A6는 전장 4915mm, 전폭 1874mm, 전고 1455mm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을 줄이는 대신 전폭을 늘렸다. 여기에다 전고까지 낮춰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의 전형을 보여준다.

짧아진 앞쪽의 오버행과 긴 엔진 후드, 매끈하게 연결된 루프 라인, 6각형 고광택 싱글프레임 그릴, 아주 오래 전부터 다듬어져 온 A6의 외관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전체가 LED로 구성된 헤드라이트에는 안개등과 주간전조등을 통합시켜 깔끔해졌다.

측면 바디 패널의 높이와 윈도우의 높이를 2:1의 비율로 유지하고 측면을 흐르는 토네이도 라인, 사이드 실 위에서 살짝 위쪽을 향해 후방으로 뻗어나가는 다이내믹 라인 등도 여전히 강렬한 요소다. 후면부는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로 마무리했다.

아우디의 모든 세단이 극단적인 패밀리룩을 지향하면서 세그먼트의 구분이 쉽지 않게 됐다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아우디의, 아우디에 위한, 아우디를 위한 디자인 아이덴터티는 더 강조가 되도 만족스러운 기본기를 갖고 있다.

 

편의성을 우선한 인테리어=시승차인 A6 3.0 TDI 콰트로 다이내믹의 인테리어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랩-어라운드’ 디자인으로 구성이 됐다. 대시보드와 도어의 안쪽, 센터페시아와 쉬프트 패널과 암레스트로 이어지는 라인이 유려하고 연결감이 뛰어나 보이는 비결이다.

월넛 컬러의 우드그레인과 같은 계열의 시트가 주는 시각적 편안함과 부드러운 촉감도 만족스럽다. 클러스터는 좌우에 있는 rpm 게이지와 속도계를 중앙에 있는 트립 컴퓨터쪽으로 약간 기울도록 설계했다. 사소한 것이지만 덕분에 시인성과 집중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클러스터에는 연료(연비)와 관련된 정보와 길안내 표시, 주행거리 정보 및 연료 레인지까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혼란스럽다. 속도 표시 등으로 단순화할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 다른 정보를 볼 수가 없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인치 대형 컬러모니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시동을 끄면 대시보드 안쪽으로 사라지고 왼쪽에 있는 버튼으로 숨길 수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속도는 물론 네비게이션의 목적지가 설정되면 방향 표시가 뜨고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하면 앞 차와의 간격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설정된 거리 이상으로 좁혀지면 경고를 해주기도 한다.
A6에 적용된 MMI(Multi-media Interface) 3G+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국형 순정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모니터를 직접 터치할 수는 없지만 대신 MMI 및 한글 인식 터치패드를 사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에 손가락으로 쓴 한글을 MMI가 인식해 화면에 표시해주는 이 기능은 매우 정확하다. 서툰 한글도 정확하게 인식을 해서 모니터에 구현을 한다. 실내 공간은 이전 모델보다 확실하게 넉넉해졌다. 69mm 길어진 휠베이스, 19mm 늘어난 차폭 덕분이다. 트렁크 용량은 530리터, 후석의 암레스트에는 구급용품이 비치돼 있다.

 

3번 감탄하는 주행성능=아우디 A6 3.0 TDI 콰트로에는 배기량 2967cc의 V6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TDI)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4000rpm~4500rom에서 245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는 1400rpm에서부터 51.0kg.m를 뿜어낸다. 0km에서 100km/h 도달시간은 6.1초, 최고속도는 250km/h. 복합연비는 13.1km/l로 표시가 됐다.

변속기는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가 탑재됐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5-링크 타입, 상하 위시본, 안티-롤 바 그리고 후륜 서스펜션은 사다리꼴(Trapezoidal)타입, 상하 위시본, 안티-롤 바다.

첫 번째 감탄은 시동을 걸면 바로 느낄 수 있는 정숙성으로 시작됐다. 디젤엔진이라는 점이 선뜻 납득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기 때문이다. 달리는 중에도 저속과 고속을 가리지 않고 한결 같다. 외부에서는 보통의 디젤세단과 별 차이가 없는 엔진음이 들린다. 철저한 N.V.H로 외부소음을 매우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은 큰 답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주 부드럽고 적절하게 세팅이 돼 있다. A6는 모두 5개의 운전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안락한 운전을 하기 위한 컴포트, 말 그대로 알라서 최상의 안락한 주행감을 제공하는 자동(Auto), 스포티한 운전을 돕는 다이내믹(Dynamic), 그리고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휠, 벨트 텐서너를 취향에 맞출 수 있는 개인맞춤형(Individual) 모드로 설정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감소시켜 최적의 경제운전 상황을 구현하는 ‘이피션시(Efficiency)’ 모드도 적용이 됐다. 아주 경제적이거나 평범하거나 아니면 스포츠카의 파워넘치는 주행감까지 모두 경험을 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 감탄은 폭발적이고 안정감있는 주행능력에서 터져 나왔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조금 과격하게 압박하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배기음이 뿜어져 나온다. 이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A6는 한계치의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조금 험하게 운전을 하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것도 다반사다.

 

초기 발진에서 rpm은 4500 이상으로 급격하게 치솟고 50km/h의 속도에 빠르게 도달하면서 떨어지기 시작한다. 효율적인 최종감속비(4093), 높은 수치의 토크와 출력으로 발휘되는 가속능력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차도 여유있게 추월이 가능하다.

폭발적인 가속력에 더해 고속 주행에서의 차체 안정성도 매우 뛰어나다. 운전자의 의도를 읽고 코너링에서의 핸들링을 제어해주는 토크 벡터링 기술도 믿음직스럽고 콰트로에 대한 신뢰감에도 보답을 한다.
특히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 주차장까지 빙판길로 이어진 8km의 구간에서 보여준 콰트로의 성능은 오며 가며 만난 모든 운전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모든 자동차들이 서행을 하거나 일부 운전자는 아예 월정사에 차를 세우고 상원사까지 걸어가는 불편을 감수했지만 A6는 콰트로의 위력으로 제법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3번째 감탄은 연비=서울에서 오대산까지는 편도 200km가 넘는 거리다. 서울 도심에서의 일부 구간을 합쳐 A6 3.0 TDI 콰트로의 총 시승 거리는 454.4km에 달했다. 시승차를 인계 받은 후 트립을 리셋하고 서울 도심과 오대산에 도착하기까지는 다이내믹 모드로 주행을 했다. 그리고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되돌아오는 여정에서는 교통흐름과 제한속도를 지키며 이피션시 모드로 달렸다.

A6 3.0 TDI 콰트로에 표시된 연비는 13.1km/l(도심 11.8km/l/고속도로 15.2km/l), 이번 시승에서 기록한 평균 연비는 14,4km/l다.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성능 위주의 시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만족한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오대산에서 되돌아 오는 고속도로 구간에 무려 17.0km/l까지 연비가 상승을 했다는 점이다. 폭발적인 성능에 놀라면서 연비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차가 드물다는 점에서 A6 3.0 TDI 콰트로는 완벽한 존재감과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A6 3.0 TDI 콰트로의 가격은 82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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