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책임 임원 경질, 국내영업으로 번지나

  • 입력 2013.11.12 06:4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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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품질문제로 곤욕을 치른 현대차가 R&D 책임 임원들을 모두 경질하는 초 강수를 내놨다. 부임한지 1년이 갓 지난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비롯해 설계담당 김용칠 부사장과 전자기술센터장 김상기 전무 등이 모두 자리를 비웠다.

정기 임원인사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서둘러 품질 관리에 책임이 있는 R&D 책임 임원들을 모두 경질한 것은 정몽구 회장이 거듭 강조해 온 '품질경영'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이 되고 있다.

권 사장 취임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싼타페에서 물이 새는 '수(水)타페' 논란이 시작됐고 핵심 볼륨 모델인 아반떼는 엉성한 마무리로 엔진룸에 물이 새어 들어가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을 했다.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많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뻔한 누수 현상을 두고도 '있을 수 있는 일',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을 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뒤늦게 무상수리와 평생보증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누수 문제는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다.

계속된 리콜로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잃은 것도 문제다. 지난 4월에는 브레이크등과 에어백 결함으로 현대·기아차 13개 차종 187만대가 미국에서 리콜을 했고 8월 쏘나타와 그랜저 24만대(서스펜션 부식), 9월 제네시스 2만여대도 브레이크액 이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

R&D 핵심임원들이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이 되면서 나홀로 부진에 빠진 국내 영업 담당 임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내수 시장 점유율은 최근 3년간 5% 이상 급락을 했다. 2010년 74.4%에 달했던 양사의 점유율이 올 들어 69.9%로 추락한 것. 관심을 끌 만한 신차들이 대거 투입이 됐지만 그 효과마저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67.8%까지 떨어져 올들어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수입차의 점유율은 상승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기간 부진했던 르노삼성차와 쌍용차, 그리고 한국지엠은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가 급감을 한 지난 10월, 오히려 사상 최대, 올해 최대의 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수입차의 증가세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국내 영업 담당 임원들이 임박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대거 퇴출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품질관리에 경종을 울린 정몽구 회장이 내수 영업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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