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고객과 소비자권리, 쌍용차의 '진실게임'

  • 입력 2013.11.12 06:5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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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쌍용차 렉스턴을 구입한 노 모씨(부산시)는 차량을 인도 받은 당일부터 운전석 도어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결함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수리를 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노 씨의 차는 주차모드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가 하면, 도어의 단차가 여전했고 급기야 빗물이 새는 누수현상까지 발생을 했다.

노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의 차량이 올해 7월까지 결함이 발생해 쌍용차 서비스센터를 찾은 횟수는 모두 38회나 된다. 연결 부위까지 감안하면 모두 73곳에서 고장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35회는 수리를 받았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를 했다.

가장 심각했던 결함은 빗물이 새는 현상이었다. 2012년 1월, 조수석 바닥에 물이 고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비스센터를 찾은 노 씨는 직원으로부터 "차체의 이음새 부분에 20cm 가량 용접이 되지 않은 곳이 있어 그 곳으로 빗물이 새 들어 온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서비스센터가 벌어진 틈새를 다시 용접한 이후에도 누수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쌍용차는 문제가 됐던 도어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심지어 바디 전체를 교체하는 초강수의 조치를 했지만 누수는 계속됐다.

지금까지 모두 6번의 누수가 발견됐고 용접, 도어 및 바디 교체 등 4번의 조치를 받았다. 나머지 2번은 그가 더 이상의 수리를 포기한 상태에서 발생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노 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바디 전체를 교체해도 누수가 계속되고 있다면 차체의 결함이 분명한데도 쌍용차가 환불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9월, 부산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11월 8일에는 정식으로 부산지방법원에 '자동차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씨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1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와도 이번 소송을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각오다.

쌍용차는 노 씨의 주장과 다른 입장을 내 놨다. 2011년 2월 노씨의 차가 보증수리를 위해 최초로 입고가 됐지만 그의 주장처럼 이후 서비스센터에서의 입고 수리는 35회가 아닌 16회라고 주장했다. 쌍용차는 16회의 센터 방문에서 4번은 누수문제로 수리를 받았고 나머지 12회는 단순한 단품 결함 또는 감성품질에 대한 불만들이었다고 밝혔다.

감성품질에 대한 불만에도 성실하게 대응을 했고 그 동안 노 씨에게 들어간 수리비와 렌트비 등을 모두 합치면 1100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주장도 내 놨다. 가장 큰 논란거리인 누수문제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비가 오는 상황을 만들어 이틀에 걸쳐 누수 부위를 찾았지만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도어와 바디를 통째로 교환하는 최선의 대응때문이 아니다.

쌍용차는 2012년 3월, 노 씨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에서 그의 차가 불법 개조를 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노 씨가 차량 좌우의 도어 스커프에 LED램프를 장착하기 위한 배선을 연결하려고 차체에 구멍을 뚫었고 이 것이 누수의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누수가 된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쌍용차가 인지하고 난 이후 노 씨가 더 이상 수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노 씨는 총 6회 누수가 발생했고 4번은 수리를 받았지만 나머지 2번은 일체의 점검이나 수리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하지만 쌍용차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건건의 사안,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완벽한 제품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회사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로 대응을 해 왔다고 본다"면서 "경찰서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인 만큼 결과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를 블랙컨슈머(진상고객)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전달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잘 못이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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