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석달 만에 1/3 토막, 기아 EV9 판매 급제동의 주요 원인은? 

  • 입력 2023.09.07 14:59
  • 수정 2023.09.07 15:0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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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김훈기 기자] 지난 5월 사전계약이 실시되고 영업일 8일 만에 1만 357대 계약을 이끌어 내며 국내 최초 3열 전기 SUV의 화려한 출발을 알린 기아 'EV9'이 출시 석달 만에 1/3 토막 난 실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제대로 된 신차효과도 발휘하지 못한 EV9에 대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판매 가격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문제는 EV9 판매가 계속 이 같은 추세를 보인다면 3분기로 예정된 'GT-line' 출시 조차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올 4분기 계획된 해외 시장 판매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EV9은 지난 6월 18일 국내 공식 출시되고 21일, 1호차 전달식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돌입했다. 

출시 첫 달 EV9 판매 물량은 1334대, 7월 판매는 1251대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다만 지난 8월에는 기아 친환경차 라인업 중 가장 낮은 408대 판매에 그치며 전월 대비 67.4% 급감한 판매를 나타냈다. 

EV9의 갑작스러운 판매 감소를 두고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고려하지 못한 지나치게 높은 판매가 책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EV9 기본 가격은 트림에 따라 7337만~8163만 원으로 책정되고 풀옵션 기준으로는 1억 원을 훌쩍 넘긴다. 이는 하위 모델인 EV6의 4870만~5995만 원 가격 책정과도 눈에 띄게 큰 격차이다. 

또 EV9의 급감한 판매에는 국내 전기차 시장 전반에 걸친 둔화세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총 2만 7740대로 전년 동월 2만 3949대에 비해 15.8% 증가했지만 전월 3만 2527대에 비해서는 14.7%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친환경차 판매에 95% 이상 점유율을 기록 중인 현대차와 기아는 순수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점차 두드러지고 하이브리드 판매는 증가 중이다. 

지난달 현대차 하이브리드 제품군은 1만 201대가 판매되어 전년 동월 대비 153.4%, 전월 대비 4.7% 증가한 반면 순수전기차의 경우 3476대 판매로 전년 동월 대비 30.0%, 전월 대비 40.6% 감소를 보였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1만 3457대 친환경차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4%, 전월 대비 16.9% 감소를 보이고 특히 쏘렌토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판매는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EV9, EV6는 전년과 전월에 비해서도 30~40% 감소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전기차 판매 감소에 대해 관련 업계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와 충전요금 인상 등을 주요 원인으로 파악했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승용차의 경우 지난해보다 대당 100만 원 축소한 500만 원으로 결정했다. 또 내년에는 400만 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공공 전기차 급속충전 요금은 지난해 9월 kWh당 약 30~40원 인상됐다. 지난달 기준 급속 충전기 요금은 kWh당 324.4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하면 약 80% 올랐다.  

또 끊이지 않는 신차 품질 논란도 EV9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달 EV9은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에 따른 전량 리콜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4가지 이상 증상이 추가 발견됨에 따라 전량 무상수리를 추가로 실시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급발진, 화재, 충전 불편 등 부정 이슈가 계속 불거진 가운데 중국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저가 전기차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국산 모델이 고전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아 EV9과 같이 산업 수요가 많지 않은 세그먼트에 속한 전기차 부진이 특히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라며 "당분간은 상대적으로 이슈가 많지 않고 경제성이 뛰어난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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