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지금까지 이런 배터리는 없었다" 오래 쓰고 멀리 가는 전기차를 위하여

  • 입력 2023.06.12 08:00
  • 수정 2023.06.12 08:05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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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전기차 성능과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핵심부품일 뿐 아니라 가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배터리 셀 가격은 순수 전기차를 기준으로 생산원가의 30~50%를 차지합니다.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전기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충·방전효율뿐 아니라 오랜 수명과 내구성, 안전성, 친환경성까지 다양한 성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에너지밀도는 단위부피나 단위중량당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같은 크기의 배터리라도 에너지밀도가 높을수록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충전 및 방전효율이 높은 배터리는 충전할 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효율적인 방전을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긴 수명과 내구성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배터리 수명은 충전 및 방전 사이클 횟수와 충전속도(급속 또는 완속), 배터리 온도 및 사용온도 등에 따라 수명과 내구성이 배터리마다 차이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충방전사이클은 1000회 이상이며, 용량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내구수명이 다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외에도 전기차 배터리는 과열이나 과충전, 외부충격 등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지요.

전기차용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또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배터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성능과 효율이 뛰어난 다양한 음극재 소재가 개발되면서 여러 배터리가 전기차에 사용되고 있는데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나 니켈-메탈 하이드라이드(Ni-MH) 배터리, 니켈-망간 코발트(NMC) 배터리 등을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 오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다른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높은 충전효율과 빠른 충전속도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수명이 긴 것이 장점입니다.

반면, 배터리의 주재료와 제조비용이 비싸고 배터리의 온도에 따라 성능에 편차가 발생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터리용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배터리 과열이나 과충전, 외부충격으로 인한 화재발생 및 열폭주 현상으로 안전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요.

음극 및 양극소재에 일부 희소금속이 사용됨에 따라 소재확보의 어려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기본적인 원리는 같지만 배터리의 구조와 소재가 조금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만 리튬이온 폴리머는 고체의 폴리머 전해질을 사용하므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높은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배터리의 성형성이 높아 더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입니다.

Ni-MH(니켈-금속 하이드라이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는 조금 더 낮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지만 과충전이 되지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것이 장점으로 주로 하이브리드 차에 적용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차 뿐 아니라 전기차에도 고효율의 Ni-MH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토요타는 최근 기존 Ni-MH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난 바이폴라(Bipolar) Ni-MH 배터리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바이폴라 Ni-MH 배터리는 기존 양극과 음극사이에 전해액 대신 여러개의 반응성 분리막을 갖춘 플레이트를 적용해 배터리 내부의 전기저항을 줄이고 전기 흐름을 개선해 배터리의 효율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Ni-MH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충방전사이클이 많아져도 성능의 저하가 적고 긴 내구수명을 갖추고 있습니다.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구식으로 인식될 뿐 아니라 주로 중국 전기차에 적용돼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능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LFP 배터리는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가 안전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LFP 배터리는 열 안정성이 우수하며, 과충전, 과방전, 고온, 고압 등의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이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충방전 효율이 뛰어나 주행거리가 길뿐 아니라 충전 및 방전 사이클 수가 많아도 성능이 유지되므로 수명이 길고, 저온에서도 방전효율이 뛰어나 추운 겨울에도 일정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볼보자동차는 최근 새롭게 선보인 소형 전기 SUV인 EX30에 1회 충전으로 최대 344km까지 주행가능한 LFP 배터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한 국산 전기차들도 기존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들을 선보일 예정이기도 합니다.

볼보 EX30은 또한 1회 충전으로 480km까지 주행가능한 NMC(니켈-망간 코발트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보였는데요, NMC 배터리는 음극과 양극에 각각 흑연과 니켈 및 백금 등 산화금속을 적용하고 있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양극에 니켈과 망간, 코발트 혼합물을 적용한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이러한 NMC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뿐 아니라 빠른 충전속도로 충전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열 안정성이 높아 고온에서도 배터리의 성능을 유지하고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배터리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외에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Lithium-ion Battery)가 주목받고 있기도 합니다.

오는 2025년 이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안전성과 에너지밀도가 높고 충전용량과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고온 및 저온환경에서의 성능 안정성이 향상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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