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월 신차 5만 5000대, 작년 반토막...현대차ㆍ기아 68% 폭감 비상

  • 입력 2022.04.07 09:5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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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러시아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주요 완성차가 현지 사업에서 완전 손을 떼고 철수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면서 지난 3월 러시아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폭감했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인 유럽비즈니스협회(AEB)가 6일(현지 시각) 발표한 3월 자동차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2.9% 감소한 5만 5129대에 그쳤다. 인구가 1억 5000만 명에 이르는 러시아 월간 내수 판매량이 우리나라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러시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아브토바즈(라다)는 65% 감소한 1만 2289대를 기록했다. 3월 부진으로 아브토바즈 1분기 판매량은 37%(5만 2712대) 감소했다. 현대차 계열 실적도 크게 줄었다. 기아와 현대차는 각각 68% 감소한 6336대, 4909대를 기록했다. 분기 판매량도 기아는 35% 감소한 3만 3658대, 현대차는 25% 감소한 3만26대로 집계됐다.

아부토바즈 최대 주주인 르노는 65%, 토요타는 69%, 폭스바겐도 74% 줄었다. 러시아 내수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주력 브랜드의 판매가 곤두박질 치면서 전체 판매량이 폭감한 것이다. 신차 판매가 급감한 것은 주요 브랜드 철수와 함께 경제 제재에 따른 핵심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때문이다. 

러시아 현지 업체인 라다도 최근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을 주 4일제로 단축하고 여름 휴가를 앞 당기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현지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수출 제한 품목이 늘어나면서 라다를 비롯한 현지 업체 생산 차질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방 기업들이 빠져 나간 틈은 중국을 비롯한 친 러시아 국가 업체들이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러시아 내수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인 지리는 14% 감소에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지리의 SUV 전문 브랜드 지리 엑시드(Cheryexeed)는 현지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63%가 늘었다. 

현지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채워 나가면 이번 전쟁이 끝나도 사업을 다시 재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러시아 3월 신차 판매 1위는 라다 그란타(3433대), 1분기 1위는 기아 프라이드(1만 7017대)가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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