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BMW 포비아 확산,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 입력 2018.08.11 07:30
  • 수정 2018.08.13 09:0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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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국내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악의 폭염을 맞이하고 있는 올 여름 불볕더위와 함께 찾아온 BMW 520d의 연이은 화재 소식에 차주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극도의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BMW에 이어 좀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국산 승용차의 개별 화재까지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며 차량 화재와 관련된 불안을 넘은 '포비아(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앞선 대부분의 화재가 원인 불명으로 불안함을 유발시키던 것과는 달리 이번 BMW 사례는 현재 화재의 원인이 차량 결함으로 분명히 밝혀졌다. 또 리콜 명령이 내려진 520d 등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해 긴급 안전 진단이 이뤄지는 등 대책 또한 명확하다. 더이상 이유를 알 수 없어 불안했던 마음을 갖을 일은 아니다.

사실 이번 사례에서 더욱 큰 문제는 이를 이용해 전혀 연관성이 없는 브랜드 혹은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디젤엔진과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를 장착했다는 이유 또는 이런 것들 조차 따지지 않고 화재의 공통점 만으로 제조사 결함으로 몰아가려는 태도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의 경우 원인 불명으로 판결 난 몇 개월 전 차량 화재를 BMW 사태 이후 제조사를 상대로 제작 결함을 주장하며 압박과 보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에서는 리콜 외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를 둘러싸고 사실 확인 없이 제조사의 결함 은폐 등을 주장하는 등 사태를 더욱 확산시키려는 태도 또한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BMW가 차량 화재가 날 경우 시장가치 100%의 현금 보상을 발표하자 리콜 대상 차량을 헐값에 사들여 보상을 받으려 한다는 괴담이 나올 정도로 성숙되지 못한 시민의식을 일부에서 보이고 있다. BMW 차주와 일반 시민들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이번 사태는 하루 빨리 매듭지어야 할 상황에서 이에 편승하려는 불순한 의도는 분명히 경계 해야할 사항이다. 

한편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연간 5000여건으로 올해는 지난달까지 약 3000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의 원인은 전기적, 기계적 요인으로 꼽히고 이어 부주의, 미상, 교통사고, 방화 등으로 알려졌다. 전기적 기계적 요인은 자동차 화재의 54%, 부주의 16%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 또한 13%를 차지했다.

그 동안의 통계를 살펴보면 수입차 점유율의 상승과 함께 화재 건수도 분명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당연히 국산차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감소 추세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 장비가 증가하며 이와 관련된 화재 또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BMW 사태는 제작사의 부품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많은 절반 가까운 자동차 화재가 결함 외 원인인 부분에도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불량 부품의 사용과 배선 및 엔진의 임의 개조 등에서도 관리 감독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최근 전자기기에 의한 차량 화재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만큼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 등의 제품을 추가 장착 시 배선 등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여름철에는 냉각수 체크와 낙엽과 이물질 등이 엔진룸에 있는지 확인을 하고 노후되어 피복이 벗겨진 전기 배선 등을 확인하는 등 자가 관리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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