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e-HDi의 묘한 매력, 빠져봅시다

  • 입력 2012.04.16 10:2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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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308 e-HDi 시승 전, 프랑스 영화 '택시'에서 믿기 힘든 속도로 경찰을 따 돌렸던 푸조 406이 떠 올랐다. 한국 시장에서 푸조라는 브랜드가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1998년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자동차의 속도감에 목말라있던 마니아들의 관심 덕에 꽤 히트를 쳤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기름값이 오르면서 자동차는 속도보다 경제적 가치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잘 팔리는 세상이 됐다. 푸조는 이러한 시장의 트렌드를 충족시키기 위해 독특한 방식의 e-HDi 시스템을 개발했다. 영화 택시에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연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푸조가 선택한 e-HDi는 수동변속기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만을 적용한 차세대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수동과 자동의 절묘한 조화

e-HDi 시스템이 적용된 푸조는 일반 모델과 다른 익숙함을 필요로 한다. 기어변속이 잦은 수동변속기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개발된 전자제어 기어박스를 탑재,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한다면 꽤 분명하게 느껴지는 변속감과 가속시 발생하는 킥 다운 등에 불만을 갖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e-HDi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제어기어박스가 기본적으로 수동변속기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보다 파워플한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1단에서 2단, 그리고 3단의 저속은 엑셀레이터에서 살짝 발을 뗀 후 다시 밟아주는, 마치 클러치를 역으로 조작하는 감으로 운전을 하면된다. 4단부터는 변속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저속에서의 변속 테크닉이 익숙해 진 이후부터는 푸조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자동모드 주행시 기어 변속이 불가능한 다른 모델과 e-HDi가 장착된 푸조는 달리는 중에도 마음대로 기어 변속이 가능했다.

스티어링 휠 하부에 달린 패들 시프트로 언제든지 기어를 바꿀 수 있고 자동변속기 모드와 함께 수동모드, 스포츠 모드를 선택적으로 즐길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변속기 패널의 하단쪽 'S' 버튼을 누르고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다이나믹한 주행감은 푸조 특유의 날렵한 차에와 어울려 운전자는 물론 보는 사람들의 눈까지 즐겁게 만든다.

-뛰어난 연비와 퍼포먼스

신호대기와 같은 정차시에 자동차의 시동을 자동으로 끄고 거는 엔진 스톱&스타트 기능은 하이브리드카 이외의 일반 모델에도 장착될 만큼 보편화된 시스템이다. 문제는 시동을 다시 거는 작동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이뤄지는가다.

308 e-HDi에 적용된 i-Stars 시스템은 배터리 충전 역할뿐만 아니라 오토 스타트 기능을 지원하는 3세대 시스템으로 단 0.4초에 불과한 신속한 재시동으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이전까지 경험했던 것들에 비해 빠르게 이뤄지는 재시동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차세대 스톱&스타트 시스템과 함께 축전지와 메인 배터리를 동시에 사용하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308e-HDi는 22.6km/l의 뛰어난 연비를 발휘한다.

400km에 달하는 시승에서도 308 e-HDi는 꽤 빠른 속도와 격한 운전을 했지만 19.8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익숙함을 필요로 하는 것들

푸조의 익스테리어는 극도로 낮아진 전고와 전면에서 C필라 매끄럽게 연결되는 캐릭터 라인과 루프라인으로 간결하지만 안정된 실루엣을 보여준다.

특히 큼직한 헤드램프와 안개등,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5도어 해치백 특유의 굵직한 느낌과 균형감을 느끼게 해준다.

아웃사이드 미러 하단에 자리를 잡은 턴 시그널 램프와 큼직한 푸조의 앰블럼, 맛깔스러운 라인이 적용된 후면부도 포인트다.

 

실내에는 기존의 다른 차량과는 다르게 익숙함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 제법있다. 클러시패드와 평평하게 설계된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를 잡은 3개의 원형 에어벤트, 별도로 배치된 연료게이지와 냉각수 온도계가 독특하지만 눈에 익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속도계는 홀 수(70, 90,110km)로 표시돼있어 제한속도에 주의가 필요하고 센터페시아의 버튼류를 조작하는 동선도 비교적 큰 몸짓을 요구하고 있어 적응이 필요하다.

실내 공간은 지붕 전체를 덮고 있는 선루프로 개방감이 뛰어나고 꽤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트렁크는 해치백치고 여유있는 수준이 아니다.

직물 소재의 시트,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마다 위치가 변경되는 센터콘솔, 어색한 내비게이션이 불만스럽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는 무난한 편이다. 308 e-HDi가격은 3190만원이다.

[푸조 308 e-HDi 제원]

형식 : 4기통 8밸브
트랜드미션 : 6단 전자제어변속기
배기량 : 1560cc
굴림방식 : 전륜
최고출력(ps/rpm) : 112/3600
최대트크(kg.m/rpm) : 27.5(29,오버부스트시)/1750
최고안전속도(km/h) : 190
0-100km 가속(초) : 11.4
표준연비(km/l) : 22.6(1등급)
CO2 배출량(g/km) :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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