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그러나 사라진 비운의 자동차

  • 입력 2016.06.28 13:50
  • 수정 2016.06.28 14:18
  • 기자명 이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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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는다. 덕분에 자동차 산업은 혁신의 장이 됐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술은 유용하게 이용되는 반면, 등장과 동시에 사라지거나 모습을 드러낸 지 얼마 안 돼 자취를 감춘 기술들도 있다. 과거 혁신적인 기술로 등장했지만, 최신 자동차 모델에서는 볼 수 없는 실패한 자동차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안전 제일 ‘브릭클린 SV1’

 

SV1은 스바루 미국법인을 설립했던 말콤 브릭클린의 발명품으로, 1974년부터 1976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오직 안전을 생각한 스포츠카다. 차량명만 봐도 안전에 중점을 둔 차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SV1은 ‘Safety Vehicle one(안전한 자동차)’의 약자다.

비흡연자였던 말콤 브릭클린은 담배와 운전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SV1 실내에는 재떨이와 담배 라이터가 없었다. 차량 색상 역시 흰색, 빨간색, 초록색 등 안전한 색상으로 구성했다.

사실 SV1 개발 초기에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말콤 브릭클린은 SV1에 이전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양들을 결합시킬 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컸던 나머지 안전하기만한 스포츠카가 됐다.

 

SV1은 외부 충격에도 끄떡없는 고강도 바디를 채택하고, 실내를 롤케이지로 채웠다. 이와 더불어 측면 충돌 시 조수석 탑승객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걸윙 도어를 채택했다. 도어 하나 당 무게는 약 45kg에 달했다. 이 모든 사양들이 더해지자 초기에 설계된 중량보다 무거워졌고, 차량의 성능과 효율을 모두 떨어뜨렸다.

이 밖에도 차량의 냉각 기능이 불충분하고, 바디 패널 설계에도 문제가 조금씩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V1은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전원 버튼 하나로 걸윙 도어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차량이었다.

과거에서 바라본 미래의 친환경차 ‘포드 뉴클리온’

 

포드 뉴클리온은 오늘날 수 많은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추구하는 배출 제로 차량이다. 하지만 오늘날 양산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뉴클리온은 1958년 포드가 발표한 핵 연료를 동력원으로 하는 콘셉트카다.

이 콘셉트카는 소형 원자로를 이용해 연료를 재충전하지 않고, 최대 8000km 주행이 가능하다. 1950년대 콘셉트카 발표 당시에는 미래에 핵연료의 소형화와 안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이런 콘셉트카를 선보이게 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원조 ‘AVE 미자르’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원조격인 차량이다. 이 차량은 포드의 핀토와 세스나 스카이마스터를 결합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평상시에는 일반 승용차로 이용하다가 세스나 스카이마스터의 날개와 후방 프로펠러를 장착하면 하늘을 날 수 있다.

운전자가 탑승할 자리를 만들기 위해 세스나 스카이마스터의 전방 엔진과 프레임 일부가 제거됐다. 이 차량의 눈에 띄는 특징은 이착륙 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제동 시에는 4개의 휠이 이용되며, 착륙 후 이동 거리가 168m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험 비행 중 오른쪽 날개 지지대가 떨어지면서 추락해 개발자가 사망하면서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당시 이 차량의 구조 설계가 허술하고, 용접의 질이 낮았을 뿐만 아니라 숙련되지 않은 조종사가 운전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땅과 물 위를 가로 지르는 ‘앰피카’

 

앰피카에서 ‘앰피(amphi)’는 ‘두 가지’를 뜻하는 말이다. 앰피카는 말 그대로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는 자동차로, 물 위와 땅 위를 달릴 수 있는 수륙 양용 자동차다. 1960년대에 약 4000대가 생산되고 판매됐다.

‘열두 가지 재주 가진 놈이 저녁거리 간 데 없다’는 말이 있듯이 재주가 너무 여러 방면으로 많은 사람은 한 가지 재주만 가진 사람보다 성공하기 힘들다. 이 자동차 역시 그랬다. 앰피카는 물 위와 땅 위를 모두 달릴 수 있는 차량이었지만, 뭐 하나 완벽하게 하는 것은 없는 차였다.

 

땅 위를 잘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었고, 그렇다고 물 위를 잘 달리는 보트도 아니였기 때문이다. 이 차량의 소유주는 “도로에서든 물에서든 빠른 차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며 “교통 체증을 피해서 물을 가로 질러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소유주가 남긴 글에 따르면 앰피카를 타고 물에서 달리다가 땅 위로 올라온 후, 차량의 13개 가량의 부품, 장치들을 손보지 않으면 차에 물이 샌다. 또한 수상 운전에 대비해 두 개의 프로펠러가 뒷 범퍼 아래에 장착돼 있지만, 스티어링은 앞 바퀴 쪽에 달려 있다.

오픈탑 픽업트럭 ‘린스피드 X-Trem’

 

린스피드는 1979년 설립된 스위스의 튜닝 전문회사로, 클래식카 복원이나 포르쉐와 스바루 등의 자동차 튜닝을 전문으로 한다. 그동안 이 회사가 선보이는 제품을 보면 늘 개성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표현, 디자인, 기능성 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내놓은 독특한 모델 중 하나가 1990년대 선보인 린스피드 X-Trem이다. 이 차량은 앰피카처럼 땅 위에서만 달려야 한다는 기본 법칙을 벗어났다. 미국의 픽업 트럭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땅 위는 물론 눈 위, 모래 밭, 숲 등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호버 크래프트와 소형 모터 사이클을 차량 뒤에 얹었다.

이 차량에는 5500cc V8 벤츠 엔진을 얹었으며, 최고 속도는 약 234km/h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6.9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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