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브랜드의 中 성공 열쇠는 ‘가격’

  • 입력 2016.04.27 10:3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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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약세를 보였던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수요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베이징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1분기 중국 내수 판매량은 10만500대, 포르쉐는 1만6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벤츠는 19%, 포르쉐는 23%나 증가한 기록이다. 중국 전체 내수 성장률이 예년보다 낮은 6.7%로 주춤 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고성능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는 고공행진을 한 셈이다.

베이징 거리는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아반떼) 택시와 벤츠, 아우디, 캐딜락 등이 도로에 꽉 차있다. 25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는 예외 없이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중국 고급 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었던 현대차도 베이징모터쇼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제네시스 존을 따로 마련하고 G90, G80, 콘셉트카인 뉴욕 콘셉트를 전시했다. 중국 관람객들이 현대차보다 제네시스 존에 더 많이 몰리는 것도 최근의 고급차 시장 성장세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제네시스 브랜드가 중국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에서 고급 차 수요가 급증한 첫 번째 원인은 가격이다. 벤츠의 경우 현지 합작사인 북경 벤츠를 통해 생산한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벤츠 모델 중에서 인기가 많은 GLC의 경우 6000만 원대로 우리와 비슷하다. 제네시스는 사정이 다르다. 중국 현지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20%에 달하는 관세가 더해져 벤츠의 동급 모델보다 가격이 비싸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네시스의 가격은 8900만 원에서 1억 원이나 된다.

 

북경현대 관계자도 이 점을 가장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관세를 고려하면 벤츠 같은 차보다 제네시스의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벤츠보다 비싼 제네시스를 수용할지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가격을 낮추면 고급차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제네시스의 성공 여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현지 생산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벤츠와 BMW 아우디, 캐딜락 등 제네시스가 경쟁해야 할 제조업체들은 이미 중국 내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고 현지 전략형 모델 개발 및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주춤거렸던 중국 고급 차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것에 맞춰 제네시스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벤츠보다 비싼 가격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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