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모터쇼] 中 독자 브랜드의 위협적인 SUV

  • 입력 2016.04.25 18: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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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모터쇼가 열린 25일, 서쪽 4관에 구름떼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중국에서 가장 큰 SUV 전문 메이커 장성기차(Great Wall)의 브랜드 하발(HAVAL)의 콘셉트카와 신형 H7 발표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이다.

전시장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통로에서부터 취재 경쟁이 벌어졌을 정도로 하발에 대한 중국 매체들의 관심은 엄청났다. 현지 관계자는 “하발은 수입사나 합작사의 어떤 SUV보다 중국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품질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그런데 불과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모터쇼에서 봤던 차가 아니다.

 

외관 디자인과 인테리어, 트렁크의 구성에 짜임새가 있고 마무리도 완벽했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시트와 대시보드의 소재도 고급스럽고 촉감까지 부드러웠다. 지금까지 중국 자국 브랜드의 여러 차를 만나 봤지만, 눈에 보이는 상품성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발의 신형 H7에는 2.0ℓ 파워트레인이 올려져 있다. 제원표에는 최고출력이 170마력(5500rpm), 최대토크는 35.8kg.m로 표시됐다. 변속기는 6단 DCT, 동급의 국산 가솔린 모델보다 동력성능이 좋다. 이런 성능이 도로에서 어떤 특성을 보일지, 그리고 내구성은 알 수 없었지만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폄훼 받을 이유는 보이지 않았다.

 

지리 자동차의 GS는 이보다 차원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볼보자동차와의 협력하고 국내 메이커의 품질 관리 인력들을 대거 영입해 만들어 낸 지리 자동차의 G시리즈는 특히 디자인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기아차의 중국 파트너사인 동풍열달 AX5, 일본 닛산과 둥펑의 합작사인 베누치아 T90 등도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중국 독자 브랜드를 베끼고 도용하고 흉내나 내는 정도로 봤다면 큰 오산이다. 모터쇼에 나온 중국 독자 기업들이 하나같이 SUV를 전면에 내 세운 것도 주목할 점이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장성기차와 장안기차, 하발, 동풍열달, JVC 등 규모가 있는 제조사를 뺀 나머지 업체들의 품질은 아직까지 조악하다. 마무리도 섬세하지 못하고 특히 도장 상태가 불량하다. 디자인도 여러가지를 버무려 놓은 듯한 모델들이 수두룩 하다. 

 

그럼에도 소형에서 중대형까지 차급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브랜드가 SUV에 주력하고 있는 정황이 뚜렷하다. 현지에서 만난 현대차 중국 법인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신규 수요 대부분이 SUV에 쏠려 있다”며 “이에 반해 외자 기업들은 모델의 수, 생산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고 이 틈을 노린 중국 독자 기업들이 사력을 다해 SUV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나 오토헤럴드와 인터뷰를 가진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브랜드의 자국 SUV 시장 공략은 매우 적극적”이라며 “장안기차와 JAC 등 규모가 있는 브랜드들이 경쟁력 있는 모델을 내놓으면서 수입산 또는 합작사들과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산 모델의 수입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세계 최고 브랜드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고 20%에 달하는 관세의 벽도 넘기 힘들다”며 “가격을 낮추고 인프라를 갖춘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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