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울고 K7 웃고, 시장판도 바꾸는 ‘유가’

  • 입력 2016.01.28 13:32
  • 수정 2016.01.28 14:4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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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끝없이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 판도를 바꾸고 있다. 산유국은 떨어진 원유가격으로 수익성이 급감했고 저유가 프리미엄으로 성장세에 박차를 가했던 신흥 경제국들도 다른 의미의 오일 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주요 대상국들의 경기가 악화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8월 배럴당 49.2달러였던 국제유가(서부택사스산원유 기준)는 최근 30달러대로 떨어졌다. 한때 리터당 2000원을 위협했던 주유소 기름값도 휘발유 기준 1300원대로 떨어졌다. 세계 경제가 저유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지만, 자동차는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자다. 기름값 부담이 완화되면서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운행률도 급증했다.

반면 수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유가 하락의 빌미가 된 중국 경기 침체, 러시아와 중동 지역 등 산유국 수요 감소, 그리고 이에 따른 미국과 유럽 시장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졌다. 차종별 희비도 엇갈린다. 기름값 부담이 줄면서 중대형 차종은 판매에 불이 붙었지만, 경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종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줄었다.

2015년 자동차 크기별 판매현황에 따르면 경차는 2014년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형 14.46%, 중형 6.01%, 중대형 18.50%, 대형은 4.58%가 각각 증가했다. 전체 증가율 8.59%와 비교하면 중·대형차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중형차와 경차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업계는 연말 한시 적용한 개별소비세 감면이 막판 중대형 수요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개별소비세 감면이 시작된 작년 10월부터 내려가기 시작한 휘발윳값이 중·대형차 판매 증가세를 더 빠르게 상승시켰다. 반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같은 기간 8.77% 증가하는데 그쳤다. 작년에 기록한 전년 대비 증가율 20.58%의 절반도 안된다. 차종이 크게 늘어났고 정부 지원도 여전하지만 연료비에 대한 체감 부담이 줄면서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출시된 현대차 어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중대형 세단 기아차 K7도 저유가로 희비가 엇갈렸다. 아이오닉은 국산 최초의 친환경 전용차로 파워트레인과 변속기, 친환경 소재 등으로 22.4km/l의 연비를 내세웠지만 사전 예약 대수는 1000여 대에 불과했다. 반면 중대형 세단 기아차 K7은 사전 예약 대수가 영업일수 12일만에 7500대에 달했다. 저유가로 중·대형 가솔린차 유지 부담이 줄어 들면서 크거나 고급스러운 차에 관심이 커지는 소비 현상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다.

국제 유가는 1분기 28달러, 2분기 25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의 저유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수요 감소와 친환경 차와 디젤차 중심의 수입차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가가 경소형차와 디젤차, 친환경 모델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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