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로 244km를 달린 도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 입력 2014.07.21 02:05
  • 수정 2020.03.16 13:4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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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ℓ카로 잘 알려진 폭스바겐 XL1을 능가하는 슈퍼 울트라급 연비가 등장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카의 원조 프리우스다. 순수 하이브리드는 아니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lug-in Hybrid Car, PHV)다.

프리우스 PHV는 최근 1갤런의 가솔린으로 독일 뉘르브루크링 서킷 698마일을 달렸다. 영국 기준 1갤런(4.55리터)의 연료로 약 1123km를 넘게 달린 셈이다. 우리식 연비로 환산을 하면 약 247km/l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데 단 2리터의 연료만으로 충분했다는 얘기다.

프리우스 PHV는 도요타가 주행거리에 제한을 받는 전기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차다. 도심 라이프 사이클에서는 전기모드, 장거리 주행은 하이브리드 모드를 사용해 주행거리에 제약을 받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도요타가 2006년 개발에 착수했고 2010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멈출 수밖에 없는 전기차와 달리 PHV는 연료를 보충하면 얼마든지 더 달릴 수 있다. 폭스바겐 XL1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도요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 그리고 위력을 짚어봤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한 PHV=미래형 자동차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의 최대 단점은 제한된 항속거리, 그리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다. 더 멀게는 수소연료전지차(FCV)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 역시 엄청난 차량 가격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정비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가까운 시일 안에 대중화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V)는 연료를 주된 에너지로 사용하고 모터의 동력이 보조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순수 전기모드가 결합된 차량이다. 프리우스 PHV는 1회 충전을 하고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26.4km, 최고 속력은 100km/h의 제원을 갖고 있다.

순수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짧지만 PHV는 전기차와 달리 고장이 나지 않는다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하게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연료를 보충해 원하는 만큼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주행 중에는 회생제동 에너지로 배터리가 충전되기 때문에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는 최대 거리는 도로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 프리우스 PHV가 뉘르브루크링에서 기록적인 연비를 달성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주행 중 회생제동시스템을 적절하게 이용해 배터리의 잔량을 계속 늘려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 전기차보다 효율적인가=프리우스 PHV는 소용량 리튬이온 배터리(4.4kWh)는 가정용 표준 AC 전원 및 15암페어 전용회로를 사용해 220V 기준 9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BMW i3, 기아차 쏘울 EV 등 순수 전기차는 전용 충전시설이 필요하고 완속 충전에 3시간 이상이 걸린다. 충전 편의성, 시간으로 봤을 때 프리우스 PHV의 효율성이 더 뛰어나다고 보는 이유다.

차량 구조에서도 프리우스 PHV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PHV는 소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대용량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순수 전기차보다 실내 및 트렁크 공간을 더 여유있게 구성할 수 있다.

프리우스 PHV는 5인승인 반면 BMW i3는 4인승, 폭스바겐 XL1은 2명만 탑승이 가능하다. 일상적인 연비도 뛰어나다. 프리우스 PHV의 일본 기준 연비는 31.6km/l에 달한다.

한 번 주유를 하면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순수 전기차에 연비라는 개념은 없지만 일반 가솔린 또는 디젤차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연비다.

고연비와 함께 항속거리에 구애를 받을 필요가 없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 전기로 충전이 가능하고 전기차보다 절반이나 저렴한 가격도 프리우스 PHV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폭스바겐 XL1 VS 프리우스 PHV=폭스바겐 XL1은 최근 유럽 기준 복합연비 133km/l 인증을 받았다. 가솔린이든 경유든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가운데 가장 좋은 연비다. 연료 효율성에서 엄청난 위력을 과시하지만 가격은 실망스럽고 부담스럽다. 영국에서 책정된 대당 가격이 무려 1억 7056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반면 프리우스 PHV는 미국 시장에서 3000만원대 초반에 팔리고 있다. 아직 국내 판매는 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도요타는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있고 가격은 프리우스 스탠다드와 별 차이가 없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XL1은 경유와 배터리로 동력을 얻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입 모델이다. 약 50km는 순수 전기모드로 달리고 나머지는 경유 연료를 사용하는 식이다. 따라서 100km 이상을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1리터카는 유지되지 않는다. 항속거리가 길어질수록 연비는 상당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도요타 프리우스 PHV도 크게 다르지 않다. XL1이 사용하는 경유 대신 가솔린을 사용하고 있지만 항속거리가 길어지면 뉘르브루크링에서 기록한 연비는 불가능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프리우스 PHV의 통상 연비는 31.6km/l다. 그런 기록이 아니어도 현존하는 보통의 양산차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다.

XL1이 2인승이고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아웃사이드 미러를 카메라로 대체하고 타이어를 모두 감싼 휠 하우스 등 극단적인 외관을 갖고 있는 반면 프리우스 PHV는 일반적인 소형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과 구조를 갖고 있다. 더 대중적이고 일상적 용도에 무난한 디자인이다.

유럽 기준 복합연비 133km/l를 인증 받은 폭스바겐 XL1과 달리 프리우스 PHV가 세운 기록적인 연비는 뉘르브루크링 서킷이라는 전혀 다른 조건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 연비만을 놓고 어떤 차가 더 우세한지를 판가름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차는 굳이 거론을 하지 않아도 분명해 보인다.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의 확실한 대안인 것처럼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2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1리터의 연료로 상상하기 힘든 거리를 달리고 있다면 우리도 여기에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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