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강세, 유럽형 소비시대가 온다

  • 입력 2014.07.08 00:2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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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의 상승세가 무섭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디젤차가 국내 차량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디젤차량이 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와 비슷한 소비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 놓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우리나라 총 자동차 등록대수는 1972만 여대로 지난 해 연말 1940만 여대에서 32만 여대가 늘었다.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휘발유 차는 945만 여대로 전체 차량 등록대수의 48.15%를 점유하고 있다.

경유차는 761만 여대로 38.62%를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휘발유차에 비해 경유차의 증가세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휘발유차는 2013년 939만 여대에서 올해 5월말 949만여 대로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가 1.6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 현대차 그랜저 디젤의 가세로 국산 디젤 세단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반면 경유차는 2013년 739만 여대에서 761만 여대로 2.97% 늘었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가운데 경유차 점유율은 38.12%에서 38.62%로 늘었고 휘발유차 점유율은 48.45%에서 48.15%로 줄었다.

2013년 대비 지난 5월 현재 등록 차량을 기준으로 증가한 32만 여대의 차량 가운데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68.78%, 휘발유차 비중은 30.05%에 불과했다. 휘발유차 1대가 늘어날 때 경유차는 2대 이상이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계열 자동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3년 말 8만 5008대였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5월 사상 처음 10만대를 넘어섰다.

디젤 차량의 증가세는 수입차 모델들이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된 전체 수입차 가운데 경유차 점유율은 지난 해 같은 기간 59.9%에서 68.3%로 올랐다.

반면 휘발유차는 36.1%에서 28.1%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디젤차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휘발유차의 위세가 수그러들면서 이에 대응하는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가 국산 모델 가운데 세그먼트가 가장 높은 그랜저 디젤을 내놨고 르노삼성차는 다운사이징으로 연료 효율성을 높인 SM5 D를 출시했다. 가장 먼저 디젤 세단 시장에 뛰어든 쉐보레 말리부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 수입 디젤 세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BMW 520d

그랜저 디젤은 사전예약 20일 만에 1800대, SM5는 10일 동안 1500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초기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디젤은 밀려드는 주문에도 수급을 맞추지 못해 제 때 차량을 인도 받지 못한 고객 항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성공적인 시장 반응에도 디젤 세단의 국내 판매가 최근에야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상품성에 대한 우려감을 보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 쉐보레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 시장에 디젤 모델을 투입해 현지 메이커와 경쟁하면서 디젤 엔진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을 축적,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르노 디젤 엔진을 탑재한 SM5 D의 상품성 역시 의심할 여지없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산 디젤 세단이 아직은 수입 디젤차를 공략하기에는 성능과 연비에서 약점이 있다는 주장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디젤차의 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 세운 국산차의 공세와  수입차의 수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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