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위협하는 해치백 푸조 뉴 308

  • 입력 2014.07.07 01:0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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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를 떠 올려본다. 사미 나세리가 주인공 다니엘로 출연했고 푸조 406이 등장하는 1998년산 프랑스 영화다.

줄거리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다니엘의 폭주에 맞춰 거칠고 강렬한 떨림을 보여준 사자 앰블럼이다. 영화 택시가 흥행을 하면서 푸조는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은 브랜드가 됐다.

하지만 푸조가 한국에 들어 온 건 이 영화의 시리즈 3편이 나왔던 2003년이다. 한 번 주유로 1000km를 달릴 수 있다는 푸조의 버스 광고가 등장한 것도 이 때다.

푸조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애정은 영화에서처럼 깊고 지속적이다. 실용적인 것에 집착하는 소비 패턴에 적절하게 대응을 해 온 덕분이다.

한불모터스가 최근 들여온 2세대 308은 해치백, 디젤, 그리고 1200cc의 작은 엔진을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폭스바겐 골프와 실용적 가치를 경쟁하기 위해 푸조가 개발한 C 세그먼트 해치백이다.

 

경량화를 위한 과감한 시도=뉴 308은 이전 세대와 모든 것을 통째로 바꿔버렸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이 탑재됐고 사이즈까지 줄여 버렸다.

전장은 20mm가 줄어든 4255mm, 전고는 1500mm에서 1470mm로 낮아졌고 전폭은 40mm 좁혀진 1805mm다. 반면 휠베이스는 2610mm에서 2620mm로 10mm 확장됐다. 육안으로 보면 큰 차이를 알아채기 힘들지 만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려 한 노력이 엿 보인다.

무게도 크게 줄었다. 플랫폼을 새로운 EMP2로 대체하고 알루미늄 소재와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으로 140kg이라는 혁신적인 경량화를 달성했다. 뉴 308의 공차 중량은 1435kg으로 골프(1487kg)보다 가볍다.

 

외관에서도 많은 변화를 줬다. 라디에이터 그릴, 에어 인테이크 홀, 앞 뒤 범퍼의 디자인은 이전 세대보다 와이드함이 강조됐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풀 LED가 적용됐다. 야간에는 크롬으로 둘러 싼 라디에이터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낮아진 전고와 넓은 휠 아치가 주는 풍부한 볼륨감, 풀 LED 헤드램프의 고급감, 머플러가 보이지 않는 후면부의 깔끔한 마무리도 보기가 좋다.

 

심플하고 세련된 i-Cockpit=실내는 푸조가 창조한 인테리어의 독창성으로 가득하다. 비행기 조종석을 모티브로 한 아이 콕핏(i-Cockpit)이 채택됐다. 높게 포지션된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 극도로 간결화 한 센터콘솔, 절제된 기교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D컷 스티어링 휠, 그립감이 좋은 시프트, 버튼 시동키의 위치도 재미있는 운전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날카로운 붉은색 게이지에는 야광이 포함됐고 중앙 트립의 텍스트는 크고 분명해 식별이 용이하다.

센터콘솔 버튼류는 어색한 정도로 최소화됐다. 대신 공조장치 컨트롤과 오디오, 차량 설정, 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기능들은 9.7인치 터치스크린에 담겨져 있다. 유일하게 터치스크린 밖으로 나와 있는 오디오 볼륨 컨트롤은 공들여 세공을 한 보석처럼 고급스럽다.

 

USB, AUX 단자도 크롬으로 마무리를 했고 글로브 박스의 용량도 매우 커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여유있게 확보된 공간 만족도도 크다. 좌우 탑승자간 큰 간섭이 없고 무릎 공간도 충분하게 확보된다. 다만 시트를 내 몸에 맞게 설정하는 기능은 모두 수동이라 불편하다.

전면 유리의 면적이 크고 루프 전체를 덮고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더해져 개방감도 뛰어나다. 해치백답게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에도 여유가 있다. 기본 470리터의 공간은 2열 시트를 앞으로 젖혀 최대 1309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다.

 

색다른 운전의 재미, 연비는?=New 푸조 308에는 직렬 4기통 디젤엔진 BlueHDi가 탑재됐다. 유로6에 대응을 하면서도 최대 출력 150마력(4000rpm), 최대 토크 37.8kg.m(2000rpm, 오버부스트 29.0kg.m)의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있다. 트랜스미션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다.

최대토크가 운전 중 도달 빈도가 많은 2000rpm에서 발휘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면 치고 나가는 타이밍이 인상적인 이유다. 낮은 속도에서 빠른 속도로 이어지는 연결감은 부드럽고 규칙적이다. 중간 중간 단절없이 매끄럽게 요구하는 속도에 도달한다.

요즘 디젤차 대개가 그렇듯 소음이나 진동은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억제가 됐다. 도어에는 외부 소음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꼼꼼한 마무리가 적용됐다. 달리는 맛도 삼삼하다. 푸조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은 끈끈한 로드홀딩, 콤팩트한 차체로 대단히 민첩하게 반응을 한다.

 

섀시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빔 액슬 서스펜션과 디스크 브레이크, 그리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으로 구성됐다. 서스펜션의 댐핑은 조금 강한 편이다. 코너를 돌 때 가벼운 차체가 갖는 특성이 보이기도 한다.

뉴 푸조 308의 인증 연비는 14.6 km/ℓ(고속 16.4 km/ℓ, 도심 13.4 km/ℓ)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19km/l, 도심에서는 15km/l대가 유지된다. 수치만 보고 연비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선입견 버리면 훌륭한 대안=푸조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필요가 있다. 독일산 디젤에 편중된 시각을 좀 더 넓게 하면 프랑스간 푸조라는 탁월한 대안을 발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의 재미, 연비와 가격을 감안한 경제적 이점에도 큰 차이가 없다. 골프와 크기도 비슷하다. C 세그먼트의 쓸만한 해치백을 고려하고 있다면 푸조의 뉴 308을 시승한 후 결정해 보기 바란다. 가격은 2.0 BlueHDi 악티브(Active)가 3390만원, 펠린(Feline)은 37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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