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공포감 심각, 사고 키우는 대응 요령 방치

  • 입력 2014.06.09 13:5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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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운전자 상당수는 급발진에 대한 공포감을 늘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0% 이상은 급발진이 차량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자동차급발진연구회가 마케팅인사이트에 의뢰해 실시한 급발진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운전자의 급발진에 대한 우려와 무력감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616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급발진을 경험했거나 또는 목격한 사례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가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운전 중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동승 중 경험했다’도 5%나 됐다.

나머지는 TV/동영상 등을 통해 보거나(64%), 지인의 경험을 전해 듣는(10%) 간접 경험을 갖고 있어 급발진과 관련된 운전자의 인식과 태도는 대부분 영상매체를 통해 형성됐음을 보여줬다.

운전자의 상당수는 자신에게도 급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어 상당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운전하던 중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지 물었더니 8명 중 1명은 ‘얼마든지 있다(13%)’, 과반수인 53%는 ‘확률은 낮지만 틀림없이 있다’고 답했다.

 

운전자의 66%가 언제든지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 결과며 반면 ‘전혀 없다’는 답은 2%에 불과했다.

급발진의 원인과 현상에 대해서는 차량 결함 때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발생현상에 대한 운전자 반응은 ‘차량의 결함 때문임이 확실해 보이는 사고가 많이 있었다'는 답변이 82%나 됐고 원인으로는 ‘자동차의 기계적/전자적 결함에 있다(91%)’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자동차 제작사는 ‘실제 급발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고(89%)’, ‘급발진이라는 것은 없고, 운전자의 실수나 운전미숙이 있을 뿐’이라고 믿기지 않는 주장을 하며(85%), ‘급발진을 주장하는 운전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실수를 감추려 떼를 쓰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69%)는 부정적 인식도 강했다.

급발진이 ‘있다는 운전자’와 ‘운전자의 실수일 뿐이라는 제작사’ 간의 이견은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언제, 어떻게, 얼마나 발생하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운전자들은 ‘급발진은 자동차에 각종 전자장치(ECU 등)가 들어간 8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55%)’, ‘수동변속기에서는 없고 자동변속기에서만 있다(55%)’고 과반수가 답했다.

 

그러나 ‘디젤 보다는 휘발유와 LPG차량에 많다(모르겠다 57%)’, ‘한-미-일에 비하면 유럽차에는 많지 않다(모르겠다 52%)’ 등으로 모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는 급발진의 존재여부에 대한 치열한 공방과는 달리 기본적인 통계나 분석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발진 의심 상황에서 운전자의 대응 능력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면 먼저 브레이크를 최대한 세게 밟고,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고, 시동을 끌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국내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최대한 세게 밟기(25%)’ 보다는 ‘여러 차례 나누어 밟고(66%)’, 기어를 중립으로 하기(36%)’ 보다는 ‘엔진브레이크를 시도한다(50%)’는 식으로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정 반대의 답변을 내놨다. 엔진에 대해서도 정답인 ‘끈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그쳤다.

이번 조사로 운전자들은 급발진이 차량 결함 때문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으며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자동차급발진연구회 회장은 "이번 조사로 급발진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원인은 운전자의 실수로 결론이 나고 있고 위급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정부의 소홀한 대응과 대책을 지적했다.

그는 또 "운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급발진 현상 원인 규명과 함께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홍보하는 최소한의 노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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