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만 늘어 놓은 '제롬 스톨' 르노 부회장

  • 입력 2013.11.28 16: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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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오른쪽이 제롬 스톨 르노그룹 부회장이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부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방한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르노삼성차 부산공장과 중앙연구소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초대 사장으로 부임해 르노삼성차에서 6년 여간 근무한 제롬 스톨 부회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극히 제한된 매체들만 불러 접촉을 했다. 그리고는 이들 매체들을 통해 르노삼성차의 최근 판매 부진과 부산공장의 생산성 저하를 강도 높게 꾸짖은 것으로 보도가 됐다.

그는 르노삼성차 부진의 원인을 비용을 통제하지 못한데서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부산공장의 생산물량을 다른 곳으로 배정 할 수도 있다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대 사장을 지내기도 했던 제롬 스톨 부회장의 이런 태도는 상황의 전말을 호도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가 한국 시장에서 급작스럽게 부진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르노그룹의 안일한 경영탓이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를 지탱해왔던 SM5는 '비용절감'을 빌미로 파워트레인을 닛산에서 르노로 전환하면서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06년 그가 한국을 떠난 이후 신차의 투입, 또는 모델 체인지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르노섬성차의 국산 완성차 업체 순위가 꼴찌로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이다.

르노삼성차의 모든 경영의 통제는 르노그룹이 쥐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제롬 스톨을 비롯한 르노그룹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가 도둑처럼 슬며시 한국을 방문해 겁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판매가 준 만큼 부산공장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르노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에 대해서는 제롬 스톨 부회장을 비롯한 르노 그룹 인사들이 책임을 질 일이다.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뒷 집 드나들 듯 찾아 한국인들을 비난하고 겁박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르노그룹은 한국에서 파는 QM3의 국내 생산을 막았다. 내년부터 국내 생산을 시작하는 닛산의 신형 로그는 국내 시장에 공급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부산공장의 생산성 저하를 탓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그는 또 출시를 앞 둔 QM3의 초기 반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QM3의 성공 여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다. 가격 경쟁력을 내 세우고 있지만 세그먼트의 볼륨이 크지 않을 뿐더러 해외 반응도 그닥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6년 동안 근무하며 르노삼성차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했던 제롬 스톨 부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아직 국내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르노삼성차의 부진이 어디에서 시작이 됐고 무엇 때문에 심화됐는지에 대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채찍질만 한 꼴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오랫동안 근무한 한국에 대한 시각이 늘 부정적이었다며 이런 인식이 강한 어조의 불만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 놓고 있다. 제롬 스톨 부회장은 지난 2002년 2월 이임을 하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의 폐쇄성과 협력업체의 보수성을 강하게 비판했고 지난 해 방문때는 임직원들을 강하게 질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근로자들의 임금을 들먹이면서 직원들을 협박하고 어르고 달랜다고 해서 현재의 부진을 털어 낼 수는 없다. 부산공장의 생산성은 국내 완성차 조립 시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중간쯤으로 평가했는지는 알 수 없겠지만 '일하고 싶어도 할 일이 없는' 그들에게 일감을 먼저 주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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