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더 비싸게 아주 특별하게 파는 법

  • 입력 2013.10.31 23:4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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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 서구 중고차 수출단지

#나 모씨(51세, 경기도 양평)는 그 동안 애지중지하며 타고 다닌 2005년식 현대차 베르나를 처분하면서 중고차 시세보다 100만원을 더 받았다. 인터넷을 뒤지고 발품을 팔면서 알아본 같은 연식의 베르나 중고 시세는 400만원, 나 씨는 500만원을 받고 팔았다.

중고차를 사고 팔때 주고 받아야 하는 복잡한 서류도 많지 않았다. 세금과 보험을 환급받는 절차도 간단했다. 나 씨가 시세보다 더 좋은 가격에 베르나를 되팔 수 있었던 것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된 수출차로 자신의 차를 처분 했기 때문이다.

같은 연식, 동일 모델에 상태가 비슷해도 수출차로 팔면 일반적인 중고차로 처분을 할 때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남희 한국중고차수출단지협의회(인천시 서구) 홍보국장은 "최근 자기가 타던 차를 수출차로 처분하기 위해 단지를 직접 방문하는 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중고차 딜러는 일정 수익뿐만 아니라 성능점검과 상품화에 필요한 경비, 소위 마당비라고 하는 보관비까지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밖에 없다"면서 "중고 수출차로 판매를 하면 절차도 간단할 뿐 아니라 부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더 좋은 시세에 타던 차를 팔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해외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많은 2000년식 베르나의 경우 일반 중고차 매매상들은 100만원에서 120만원에 매입을 하지만 이 곳 바이어들은 150만원 대에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세면 중고 매매상들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가격과 맞 먹는 수준이다.

▲ 중고차 매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 바이어가 상담을 벌이고 있다

절차도 간단하다. 매도인은 자동차등록증과 인감증명서만 제출하면 당일 수출말소 절차가 완료되며 이 것으로 차량 소유권을 이전하는 모든 절차가 완료되기 때문이다. 중고차 딜러들도 수출차로 인기가 높은 차들은 일반인들에게 판매하지 않고 해외 바이어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00만원에 매입한 중고차를 상품화하는데 평균 5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고 여기에다 보관비와 금융비용, 광고비와 적정 수익까지 더해지면 700만원에서 800만원을 받아야 한다"면서 "수출차로 처분을 하면 수익은 조금 떨어져도 이런 부대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수출이 늘면서 이 곳 단지에는 외국 바이어들의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 이 국장은 "요즘에는 리비아와 시리아, 러시아 등의 거물급 바이어들이 찾아와 한 번에 수 백여대의 중고차를 매집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중고 수출차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아반떼로 "연식에 상관없이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가장 좋은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베르나와 엑센트, 1톤 화물차 등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많은 차종들이며 추위가 시작되는 11월부터가 물량이 가장 달리는 시기여서 좋은 시세를 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 외국인 바이어가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리비아는 연간 1만대의 국산 중고차를 수입해 가고 있으며 시리아도 2500대 가량을 사가고 있다"면서 "이들은 인근 국가에 국산 중고차를 재 판매하기 위해 많은 물량을 요구하고 있지만 늘 공급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외에도 러시아와 요르단 등 국산 신차가 판매되고 있는 거의 모든 국가에 우리 중고차가 공급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국산 중고차는 현재 세계 200여곳에 수출이 되고 있으며 이곳 수출 단지에만 20여 개국의 바이어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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