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밀린 도요타, 美 프리우스 가격 대폭 인하

  • 입력 2013.10.10 10:2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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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야마다 다케시 도요타 회장의 "순수 전기차 시장은 없다"는 호언장담과 달리 전기차에 밀려 부진에 빠진 도요타가 프리우스 플러그인의 가격을 대폭 내리기로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요타는 10일(현지시간) 북미에서 판매되는 2014년형 프리우스 플러그인의 가격을 일반형 2만 9990달러, 고급형은 3만 4905달러나 내린다고 밝혔다.

일반형은 2010달러, 고급형은 4620달러가 기존 가격에서 싸지게 된 것. 신형 모델을 내 놓으면서 고급형의 가격을 우리 돈으로 환산해 무려 500여만원이나 내린 셈이다.

도요타의 이번 결정은 일상적인 프로모션이나 한정적인 할인 행사가 아닌 MSRP, 즉 권장소비자 가격을 인하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는 도요타가 2014년형 새 모델의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판매 부진으로 보고 있다.

프리우스 플러그인은 지난 해 총 1만 5000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1만 2750대에 그쳤고 올해 들어서도 신통치 않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순수 전기차 시장이 없다는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의 험담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는 급증을 하고 있다.

1월에서 9월까지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총 6만 7000대로 이미 작년 기록(5만 2000대)를 넘어섰으며 GM 볼트(1만 6076대), 닛산 리프(1만 6760대)와 함께 테슬라 등이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요타는 플러그인 프리우스의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이 '엔저'에 따른 조절이라고 해명을 하고 있지만 최근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RAV4 등 주력 모델에 대한 금융 프로모션과 딜러 인센티브 인상 등을 내 놓고 있어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현지 업계는 정부 보조금 확대와 제조사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전기차의 가격이 대폭 인하되면서 가격이 역전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닛산은 전기차 리프의 가격을 연초 6400달러나 내렸으며 연방 정부의 혜택 7500달러를 감안하면 실제 가격이 2만달러(약 2230만원)에 불과하다. 덕분에 리프의 판매량은 200% 이상 증가했고 GM도 전기차 `볼트`의 가격을 5000달러 이상 내리면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따라서 프리우스 플러그인의 가격 인하는 순수 전기차 시장과 경쟁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으며 도요타의 핵심 미래 전략인 하이브리드카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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