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아니까, 진짜 드라이버 'MT'에 꽂히다

  • 입력 2013.08.21 23:0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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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운전자 박 모씨, 3개월 전 3번의 도전 끝에 어렵게 2종보통 자동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곧 바로 후회를 했다. 수동변속기(M/T, Manual Transmission) 차량을 몰 수 있는 면허증이 아쉽게 느껴진 때문이다.

박 씨는 "기름값도 있고 운전을 하는 재미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자동하고 수동 연비를 비교해보니까 최소한 10% 이상은 차이가 나던데, 그래서 아직 어떤 차를 살지 결정도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수동변속기 차량 운전이 가능한 1종보통이나 2종보통 면허에 다시 도전을 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박 씨와 같이 수동변속기에 관심을 보이는 운전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연비나 차량 가격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만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자동변속기(A/T, Automatic Transmisson)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운전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의 수동변속기 차량 수요가 쌍용차의 RV모델에 편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일부 RV 모델에서 수동변속기 트림을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비율은 많아야 2% 미만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은 수동변속기 트림을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다. 반면 쌍용차 RV 차량 가운데 수동변속기 선택 비율은 상식을 깨는 수준이다.

지난 7월말을 기준으로 코란도C의 수동변속기 판매 비중은 17.6%, 코란도 스포츠는 8.3%에 달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동변속기 승용자동차 가운데 쌍용차의 비중이 99% 이상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수동변속기가 쌍용차를 중심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는 원인은 보다 특별한 운전의 재미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RV 모델의 경우는 이런 선호도가 더 높다.

특히 평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동차는 주말 레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도심 운전이 불편한 수동변속기 차량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도 있다.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바꿔가며 20년 넘게 운전을 해 온 강주식(51. 경기도 광명)씨는 "수동변속기는 속도, 노면 상태에 맞춰 기어 변속을 하면서 차원이 다른 가속감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다 서다가 반복되는 도심 운전이 불편하다고는 하지만 적응을 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강 씨가 말하는 수동변속기 차량의 또 다른 매력은 경제성이다.

기본적으로 차량 가격이 1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연비도 우세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수동변속기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맞춰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오는 9월 대규모 수동변속기 드라이빙 스툴을 개최할 계획이고 차량 구매 상담시에도 영업사원들이 적극 추천을 하는 등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반 세단형 모델과 달리 RV 차량은 수동변속기를 적극 추전하고 싶다"면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고 익사이팅한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수동변속기 차량이 최적"이라고 거듭 추천을 했다.

한편 자동차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수동변속기는 보다 편한 운전을 요구하는 시장의 요구에 맞춰 개발된 자동변속기에 밀려있다.

요즘에는 싱크로매시 타입의 5, 6단 수동변속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자동변속기보다 뛰어난 연비 효율성을 선호하는 매니아들과 성능을 먼저 생각하는 스포츠카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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