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경차ㆍSUV 때문에 울상 짓는 車업계

  • 입력 2013.06.30 12:1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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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산업이 8년 연속 자동차 생산국 5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 제고에도 불구하고 대ㆍ내외적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가 최근 발표한 '국내 자동차산업 5대 리스크'에 따르면 인구 구조의 변화와 가계부채 확대 등 국내 시장의 수요 정체 요인과 판매 구성의 악화, 수입차 확대, 원고엔저 등 업체 경쟁력 약화 요인이 증가하면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ㆍ

KARI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인구 구조의 고령화를 먼저 꼽았다. 최대 수요층으로 국내 시장 확대를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최대 수요층이 은퇴하면서 경제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구매 여력 감소로 생산 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959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자동차 수요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최대 잠재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가계부채가 주로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상승에 의한 이자상환부담 증가가 가계소비 감소를 가져와 가장 먼저 신차 구매를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준중형과 중형 승용차의 판매가 저조한 대신 경차와 SUV 비중이 증가하는 차급 구조와 판매구성의 변화도 리스크로 지목이 됐다.

KARI는 SUV 등 성장 차급도 소형 차급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대형차급에서도 수입차 비중이 커지면서 국내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FTA 발효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 다양한 신차 출시, 구매에 대한 심리적 장벽 약화로 수입차의 판매가 중소형 모델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국산차의 위치를 위협받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원고엔저의 환율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신흥시장에서 일본업체의 공세 강화로 국내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KARI는 1990년대 이후 자국시장의 방어 실패와 생산기반 약화로 위기를 겪으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일본도 1990년대 초 부동산시장 침체로 촉발된 장기 침체가 고령화, 엔고, 정부 정책 등과 맞물리면서 자동차 판매 감소와 생산 경쟁력 약화가 빠르게 진행됐으며 이 시기 일본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현지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었다.

KARI는 따라서 산적해 있는 리스크 요인을 해소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토대로 임금 및 노동 유연성과 생산성 제고 등을 통한 현장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기업, 노조 간의 생산적이고 협력적인 논의가 필요하며, 최근의 리스크 요인들을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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