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기도 쌍용차 노조원 유서 공개, 노조 '정치권 왜곡에 강경 대응' 방침 밝혀

  • 입력 2013.01.09 15: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09년 쌍용차노조 공장점거 사태 당시의 전경

지난 8일, 자살을 시도한 쌍용차 노조원 류모씨의 유서가 전격공개됐다. 유서를 공개한 노조는 류 씨의 자살 기도를 둘러싼 사실관계 왜곡가 심해 가족의 동의를 받아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개된 유서는 A4 용지 6장 분량이다. 류 씨는 자살시도 전 작성한 유서에서 “일하는 즐거움, 가정사, 쌍용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쌍용차 내부의 어려운 현실" 등이 담겨져있다.

그는 2004년 매각 당시를 회상하며 “지지난 정부와 금융자산공사, 산업은행이 앞장서서 3000억씩 흑자가 나는 회사를 부실매각하고 회사 담보나 받아서 부실화 시키고, 급기야는 떠나가는 사태. 이 모든 것은 현장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동료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매각 된 한국GM의 경우를 들며 “대우차는 해외매각을 하고도 6조원이 넘는 자금을 산업은행에서 지원받았지만 우리 회사는 정리해고라는 특단(의)에 아픔을 겪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 커녕 아직도 정상화에 발목을 잡는 정치권과 노동계”라며 정치적 이해 관계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류 씨는 “정권이 바뀌고 국정조사도 한다는데 그 이전에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전전 정부와 정치권에서 책임을 지고 지원과 회사 장래를 약속받게 되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쌍용자동차에 대한 정치권 및 정부의 적극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에 대해서는 “해고된 동료들도 그렇게 공장에 돌아오길 원한다면 자금지원부분에 동력을 쏟아 회사 정상화에 앞장서야 하는데 신차 출시장이나 모터쇼에 가서 시위를 해 회사 이미지나 영업에 방해행위가 되는 정말이지 통탄스럽고 가슴 아플 뿐입니다”라는 심경도 밝혔다.

쌍용차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않되고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다.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 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 라면 먹인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구조조정 이후어려웠던 시간들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정치권의 부실매각만 없었어도, 구조조정한 회사를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정리해고된 동료들에 투쟁 방향만 올바랐어도 무잔업에 라인, 죽어있는 조립2팀이 아니었을텐데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며 “무잔업 3년 불규칙했던 급여보다 더욱 더 가슴이 아픈건 신차 개발 한 대도 이루어지지 않는 회사의 현실"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류 씨는 끝으로 “저는 죽어서도 쌍용인으로 남으련다. 대한민국 최고의 회사 최고의 쌍용차가 되기를 기원하며 지키겠다. 쌍용에 뼈를 묻겠다. 꼭 정년을 채우려 했는데 여기까지 인 것 같다"고 말하고 가족에게 용서을 구하는 말로 유서를 마루리했다.

이와 관련 "쌍용차 노조는 류모 조합원이 꼭 살아서 쌍용인으로 영원한 쌍용차 노동자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정치권에서 한쪽 방향만을 놓고 갈등을 유발한다면 쌍용차노동조합은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씨의 자살 기도롤 놓고 정치권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거나 갈등을 유발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가 아직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는데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지부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살을 기도한 류 모씨는 현장 직원의 응급 조치 이후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원측은 “동공이 열린 상태로 뇌신경에 대해서 장담하기는 힘들며 회복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신장 기능은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소견을 밝혔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