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Janus), 도요타 '벤자'의 철저한 이중성

  • 입력 2012.12.20 10:5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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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인식해왔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실용성을 앞세운 새로운 형태의 차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간단하게 차종을 정의하기 힘든 새로운 모델들이 개발되고 선을 보이는 이유다. 지난 11월 출시된 한국도요타의 ‘벤자’ 역시 최근 변화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도 “한국 자동차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폭 넓은 활용성과 운전의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벤자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볼수록 독특한 실루엣, 세단과 SUV의 틈새 공략

벤자는 글로벌 베스트 셀링카인 세단 캠리를 베이스로 SUV와 미니밴, 그리고 일반적인 승용차까지 각각의 장점들이 반영된 독특한 콘셉트로 개발된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다.

덩치 큰 세단, 좀 작다 싶은 미니밴 또는 도심형 크로스오버의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어 눈에 보이는 감(感)만으로는 차종을 정의하기 힘들 만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실루엣을 보여 주는 매우 독특한 차다.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창조된 벤자의 디자인이 미국 시장의 니즈에 맞춰져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는 큰 덩치의 위압감부터가 압권이다. 전면에서 느껴지는 당당함, 시원스럽게 배분된 측면에 고급스럽고 실용적으로 설계된 후면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급의 세단보다 짧은 전장(4800mm)과 전고(1610mm), 그리고 일반적인 SUV보다 치수가 큰 축거(2775 mm)는 SUV의 기동성에 미니밴의 공간, 그리고 세단의 날렵한 이미지를 포함한 각 차종의 장점을 복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묘책에서 나온 절묘한 사이즈다.

지상고를 낮춰 타고 내리는 편의성도 뛰어나다. 오토레벨링이 포함된 헤드램프와 상단과 하단으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그릴에서는 세단의 차분함이 베여있고 간결하게 디자인된 측면, 해치도어와 연결된 스포일러도 벤자의 차별화된 개성을 보여주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최고의 공간 활용성, 운전석에만 10개의 수납공간

벤자의 실내 특성은 운전자와 동반석 탑승자가 체감하는 공간을 최대한 넉넉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운전석은 물론이고 옆 좌석과 뒤 열에 앉아도 전후좌우의 공간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시트베리에이션을 통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고 골프백 4개를 싣고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도 마음에 든다. 캠핑용품을 가득 싣고도 여유가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이다.

운전석에서만 셀 수 있는 수납공간도 대형 글러브 박스와 2개로 나눠진 센터콘솔을 비롯해 10개나 된다. 암레스트에 팔을 걸치면 변속기 레버로 연결되는 손의 위치나 스티어링 휠에 설치된 리모트 컨트롤의 사용 편의성, 그리고 JBL 사운드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고급스럽고 수준이 높다.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각 요소의 재질은 특별하게 뛰어나지는 않다. 평범하지만 합리적이고 각종 버튼류도 큼직하게 배치돼 조작이 편리하다. 아웃사이드 미러에 굴곡이 있는 보조 미러를 달아 좌우 사각 지역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한 센스도 돋 보인다.

 

역동적인 주행, 뛰어난 안정감...연료 효율성은 개선해야

시승차로 제공된 벤자는 3.5리터 V6 VVT-i엔진과 6단 슈퍼 ECT, 액티브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35.1㎏·m으로 표시된 연비는 9.9 km/l다.

제원상 출력과 토크는 동급의 세단이나 SUV와 큰 차이가 없지만 연비는 아쉬운 수준이다. 서울에서 영종도 인천공항을 거쳐 인천대교와 제2경인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등 주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승을 했지만 표시된 연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쉬운 연비를 보충해주는 요소는 충분하다. 초반 가속 반응이 더딘 반면 일정 속도에서 고속으로 치닫는 빠른 반응과 부드러운 주행능력, 그리고 실내 정숙성이 일반 세단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낮은 전고와 여유 있는 차폭으로 과격한 구간의 코너링 능력도 탁월하고 엑셀레이터의 반응도 즉각적이고 분명해 짜릿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벤자가 일반적인 출퇴근 또는 업무용에 더해 주말 레저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이유다.

한국 시장에서 세단 또는 SUV가 아닌 차종이 대박을 친 예는 아직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동차의 용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한 만큼 점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에서 해치백, 미니밴과 같은 차종이 눈에 띄는 일도 잦아졌다. 과거와 달리 벤차와 같은 차종도 누군가는 필요로 하는 모델이 됐다는 얘기다.

한편 벤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타 모델 가운데 시에나와 캠리에 이어 한국도요타가 3번째로 들여온 모델이다. 가격은 2.7 모델 4700만원, 3.5 모델이 5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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