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김아롱 칼럼니스트]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사업에 본격 진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수입차 브랜드들에 이어 국산 자동차제조사들까지 인증중고차(Certified Pre-Owned) 부문에 뛰어들면서 국내 중고차시장의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약 238만대로 신차 등록대수보다 약 1.4배에 이르는데요, 중고차는 신차보다 저렴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이 고성능 및 고급화되면서 판매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보니 아무래도 신차 구매비용이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1년 신차 판매가격이 평균 4,420만원으로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 선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값비싼 신차지만 해가 지날수록 감가상각에 따른 잔존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가치하략률이 국산차에 비해 높은 것이 특징이지요. 신차의 경우 구매이후 처음 몇 년동안 감가상각이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중고차는 감가상각 곡선의 가장 가파른 부분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차보다 더 느린 속도로 감가상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중고차의 판매가격은 주행거리, 차량상태, 시장수요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 좋은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차량구매 때 필수적으로 발생되는 취등록세와 공채비용 등이 신차보다 저렴한데다 신차보다 가치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중고차를 구매할 경우, 구매시기와 차종에 따라 신차보다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신차를 구매할 때보다 판매자와 협상할 여지가 더 많은 것도 또 다른 장점이지요
구매예산에 따라 다양한 차종이나 등급선택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차보다 더 높은 옵션사양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차량출고 이후 틴팅이나 시트, 타이어, 휠, 오디오, 라이트 등 소비자들의 선호에 따라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데, 중고차는 이러한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옵션사양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중고차는 한 가지 브랜드나 특정차종이 아니라 구입예산과 취향에 따라 모든 차종을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모델 등과 같이 특정 구형 모델을 선호하거나 최신 모델에서는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 특정 기능이나 옵션을 적용한 차량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차량을 즉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중고차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차의 경우 인기차종이나 옵션사양에 따라 차량계약 후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반면, 중고차은 차량계약과 동시에 출고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중고차의 특성상 차량계약 후 한 시간이내에 차량을 인도받기를 원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중고차 딜러들의 이야기입니다.
인증중고차는 자동차 제조사 또는 판매딜러가 엄격한 검사 및 테스트를 통해 품질과 안전성을 보증하는 중고차를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출고된지 5년 미만(주행거리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차량(차량제조사마다 기준이 다름)을 대상으로 하는데요.
입고 매물은 차량 육안평가 및 검사, 중고차 성능 및 상태점검, 정밀진단 및 인증중고차 품질검사, 최종점검 및 상품화 등 여러 단계의 엄격한 검사과정을 거치며 각각의 기준을 통과한 차량에게만 인증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육안점검부터 정밀진단에 이르기까지 적게는 150여개 내외, 많게는 250여개가 넘는 진단항목을 통해 엄격한 품질검사를 하므로 일반 중고차에 비해 안전성과 품질이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손, 도난, 침수 등의 특수사고 및 보험사고 이력 등 차량의 사고유무나 주행거리 및 정비이력, 리콜정보, 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중고차에 비해 높은 신뢰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중고차 거래시 판매자가 중고차 성능 및 상태점검 기록부를 교부해야 하고,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의 점검내용과 실제 차량의 상태가 일치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중고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고차 판매자가 차량주행거리나 성능·상태 등의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이 상대적으로 심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인증중고차의 경우 일반 중고차에 비해 중고차 판매가격이 10~20% 가량 비싼 편이지만 투명한 정보공개 및 품질을 인증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믿고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상수리 보증을 비롯해 픽업 & 딜리버리 서비스,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 등 신차 못지않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인증중고차 판매량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인증중고차 전시장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중고차 전시장은 전국에 94곳에 이릅니다.
중고차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차에 비해 유지 및 수리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으며 최신 모델에 비해 첨단 기능과 기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인증중고차 역시 일반중고차에 비해 품질과 신뢰성이 높긴 하지만 판매가격이 비싸고 보증범위와 보증기간, 애프터서비스 등이 브랜드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차량상태와 판매가격, 보증범위 및 차량의 사고 및 정비 이력 등을 꼼꼼하게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