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를 웃게 하는 '르노그룹 넘버 2 부산공장'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3.07.23 09:31
  • 수정 2023.07.23 16:17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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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코리아가 2022년 3월 사명에서 '삼성'을 떼어 버린 것은 르노를 대표하는 국내 기업임을 표명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독립과 자립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1년 넘게 시간이 흘렀지만 아쉽게도 르노코리아는 완성차 5개 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내수 실적이 일부 수입사에 미치지 못하고 변변한 신차 없이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르노코리아가 갖고 있는 역량을 보면 지금의 부진이 더 안타깝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의 상황을 보면 보다 긍정적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은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인 스테판 드블레즈가 르노 코리아 대표로 오면서 가장 절박했던 신차 준비가 빠른 속도를 내며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부산공장이 생산해 르노 글로벌에 공급하는 차종이 르노그룹 전체에서 최상위를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면서 부산 공장 생산 차량은 최고의 품질로 인정 받고 있으며 그룹 내 넘버2의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공장 장점은 다양성과 효율성이다. 대부분의 공정과 작업을 공장 내에서 진행하고 있고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혼류 방식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작업장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면 품질과 작업 특성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부산공장은 멀티 작업에 최적화한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최근에는 공장 자동화와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해 꼭 필요한 곳에 생산 인력을 배치하고 에너지 절약 등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공급받는 철판을 자동차용으로 제작하는 공급망, 완성차 수출품 선적에 어려움이 겪자, 컨테이너까지 동원하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로 성과를 거뒀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카 캐리어 선적이 아닌 컨테이너 선박을 활용해 신차를 수출하고 있다. 2대의 차량 수용이 가능한 40피트 컨테이너(사진)에 좁은 신발장의 거치대 같은 기발한 방법으로 'XM3' 3대를 실어 나르면서 물류비용과 수출단가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르노그룹의 전기 신차 부산공장 생산도 추진한다. 이 역시 기존 라인을 활용해 내연기관차와 혼류 생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전기차 전용 공장과 라인을 새로 마련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전 다른 제작사가 초기에 적은 전기차 생산을 위하여 혼용 생산하는 방법을 많이 활용하였으나 효율과 생산성은 물론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고민이 많았던 만큼 쉽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산공장에 전용 설비 건설이 쉽지 않다고 판단,  혼용 생산 방식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올해 보릿고개를 넘고 있지만 2024년  르노코리아는 새롭게 탄생할 것이 확실하다. 새로운 중형 신차와 OEM 수입차로 라인업의 균형을 맞추고 글로벌 공급량을 늘려 흑자를 달성하고 그룹 내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점유율을 높이고 전기 신차 생산, 어느 기업보다 안정적인 노사 관계 등 르노코리아가 다시 도약할 이유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글로벌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다시 탄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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