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자동차 파워 기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뭔지는 알고 따지시나요?

  • 입력 2023.04.03 08:35
  • 수정 2023.04.03 08:43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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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구매할 때 제조사나 브랜드, 내외관 디자인, 동력성능, 안전사양과 옵션사양 그리고 가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교하게 됩니다.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우선순위도 다르지만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일 것 같습니다.

자동차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은 최고출력(Maximum Output)과 최대토크(Maximum Torque)입니다. 최고출력은 자동차가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말합니다. 엔진이 전부하상태일 때 즉,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아 스로틀밸브가 완전히 열린 상태(WOT, Wide Open Throttle)에서 생성되는 힘(Power)을 의미합니다. 

출력은 흔히 마력(Horse Power)으로 표시합니다. 1마력은 말(馬) 한 마리가 약 75kg의 무게를 1초 동안 1m 움직이는데 필요한 힘으로 영국(hp)과 프랑스식 마력(ps)이 사용됩니다. 서로 같은 의미이지만 사용하는 단위가 달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식 마력은 야드-파운드 단위를 사용하므로 1마력은 약 550pt·lb(피트·파운드)/s(초), 미터법을 사용하는 프랑스 마력은 75kgf·m/s를 의미하지요. 

이처럼 마력의 정의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hp 단위를 주로 사용해 오다 최근에는 ps 단위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hp 단위를 주로 사용하지만, 유럽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국제단위(SI) 단위를 사용해 W(와트)로 표기하고 있기도 하지요. 참고로 SI 단위로 환산할 경우 1hp는 약 745.7W이지만 1ps의 경우 735.5W입니다.

최대토크는 엔진의 회전력이 가장 클 때로, 즉 내연기관의 연료가 연소되면서 생성되는 폭발력으로 크랭크샤프트를 회전시키는 힘이 가장 클 때를 말합니다. 토크의 단위는 ps의 경우 kgf·m를 사용하는데 유럽(SI 단위)의 경우 N·m(뉴튼-미터) 단위를 사용하지요.  

일반적으로 최대출력이 높을수록 엔진이 더 큰 힘을 발휘하므로 같은 배기량이더라도 최고속도가 더 빠르다할 수 있습니다. 반면 최대토크는 주행속도보다는 가속성능과 연비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토크가 높을수록 엔진회전력이 크므로 가속성능이 뛰어나며, 최대토크 폭이 넓을수록 운전하기가 편한 것이 특징입니다.

엔진 전부하상태에서 출력과 토크 및 시간당 연료소비율(연비)을 엔진회전수에 따라 표시한 그래프를 엔진성능곡선(Engine Performance Curve)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모든 자동차 카탈로그에 엔진성능곡선을 표기할 만큼 차량성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엔진성능곡선을 통해 차량의 성능은 물론 주행특성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하면서 이러한 차량의 성능지표가 조금 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이브리드차는 아시다시피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 등 두 가지 동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파워트레인으로 출발할 때나 저속주행할 때는 전기모터로 구동하고 정속주행 때는 모터 또는 엔진, 가속주행이나 큰 구동력이 필요할 때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두 개의 동력원을 사용하다보니 차량성능을 알 수 있는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엔진과 전기모터를 별도로 표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습니다. 특히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와 같이 구동용 전기모터와 배터리충전을 위한 발전용 전기모터가 동시에 적용된 경우에는 더더욱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구동용 전기모터가 하나이지만 주행성능과 주행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 전기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동화 차량은 이 때문에 각각의 엔진 및 전기모터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와 더불어 두 가지 동력원의 성능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 최고출력(또는 시스템 총출력)과 시스템 최대토크(또는 최대토크)를 별도로 표기합니다. 

시스템 최고출력과 시스템 최대토크는 엔진과 전기모터 각각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서로 합한 것인데, 눈썰미가 좋은 운전자라면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값과 토크값을 합한 값보다 시스템 총출력과 시스템 최대토크가 조금 낮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스마트 스트림 1.6 터보 하이브리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80ps/5500rpm과 27.0kgf·m/1500rpm입니다.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44.2kW, 최대토크는 264N·m의 성능 제원이 표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 총출력은 230ps/5500rpm으로 각각의 최고출력을 합한 약 240ps보다 10마력(ps)가량이 낮습니다. 

시스템 총출력 306마력(ps)인 토요타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2.5 가솔린 D-4S 엔진 최고출력이 178ps/6000rpm, 전기모터는 전륜 134kW, 후륜 40kW로 합산 출력값은 약 414마력(ps)이지요. 전기모터 최대토크 역시 전륜과 후륜이 각각 270N·m와 121N·m이지만 실제 시스템 최대토크는 22.7kgf·m/3200~3500rpm입니다.

이처럼 실제 엔진 및 전기모터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합한 값보다 시스템 총출력이 낮은 이유는 엔진과 전기모터의 최대출력이 발휘되는 회전수 영역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스템 총출력은 실제 엔진성능곡선에서 두 가지 동력원이 서로 교차되는 지점, 즉 가장 이상적인 최대출력을 발휘하는 영역이지요. 시스템 최대출력 역시 이와 같지만 토크는 힘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두 가지 토크값 중 최대값을 표기하는 추세입니다.

사륜구동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전륜과 후륜의 모터 출력을 동일해 두 개의 전기모터 출력값을 합한 출력이 시스템 총출력으로 표기되지만 전, 후 구동모터의 최대출력이 다른 경우 시스템 총출력이 조금 낮게 표기됩니다. 자동차 제원표의 출력과 토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해한다면 원하는 모델을 구매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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