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변속기에 대한 오해, 기름값 줄이는 방법 'N이냐 D냐'

  • 입력 2020.01.31 09:16
  • 수정 2020.01.31 09:2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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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전복 사고로 자동차 변속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운전을 하는 행위 이상으로 자동차와 관련된 기초적인 상식이 왜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했다. '평소 계기반을 보지 않는다'는 운전자가 변속 버튼을 잘 못 누르고 이 때문에 시동이 꺼진 것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변속기에 대한 기본 원리의 이해와 상식이 제법 알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많은 운전자가 '직진하는 자동차의 기어를 R로 변속하거나 계기반에 붉은색 경고등이 들어와도 무시해 버리거나 쿵 하고 시동이 꺼진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시동이 꺼지면 일정 시간 이후 제동이 안 된다'는 기본 상식을 깨우치면서 이전에도 없었을 같은 유형의 사고는 다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 변속기에 대한 여러 오해 가운데 당장 풀어야 할 것이 또 있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제 운전 요령 가운데 하나로 자주 거론되는 '정차 중 중립, 내리막길 중립' 관련 상식이다. 자동 변속기는 수동 변속기처럼 변속을 위해 엔진 동력을 차단하는 클러치가 없다.

클러치를 밟으면 변속기를 통한 동력 전달이 차단되기 때문에 특히 도심에서 수동변속기의 연료 효율성이 자동변속기 보다 월등해진다. 자동변속기 운전자가 정체 구간이나 신호대기 중 'D'에서 'N'으로 옮기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최근의 자동변속기는 그럴 필요가 없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요즘의 자동변속기는 중립(N)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연비에 차이가 없고 오히려 내구성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초기 자동변속기는 클러치 역할을 해주는 토크 컨버터가 변속기 오일로 가득한 공간에서 유체저항을 견디며 동력을 전달했다.

유체저항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동력 손실은 당연히 따랐고 이 때문에 연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정차 중 D 레인지 상태로 브레이크를 밟고 있으면 엔진과 변속기에 무리를 주고 연료 손실도 크기 때문에 중립 전환을 권장했다. 자동변속기의 연료를 아끼는 팁으로 소개가 되기도 했다.

'정차 중 중립'은 그러나 이제 잘못된 상식이다. 대부분의 자동변속기가 토크 컨버터의 동력효율과 연비향상을 위해 록 업 제어나 토크 컨버터 라인압력제어, 자동 중립기능(NIC)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정차 중 중립이 아니어도 연비에 손해를 보거나 자동차가 망가질 일도 없다.

가속 성능을 높이기 위해 토크 컨버터의 크기도 작아지고 있으며 내부 오일 압력을 낮춰 동력손실을 최소화하는 라인압력 제어가 정밀해지면서  엔진이나 변속기에 무리가 가는 일도 없다. 핵심은 정차 중 'D'단에서도 변속기 오일 일부를 빼내 오일 압력을 낮춰 '가상의 중립(NIC)' 상태를 만들어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줄이는 토크 컨버터 라인압력 제어 기술이다.

내리막길에서 중립으로 전환해 가속을 이용하면 연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내리막길 중립 변속은 절대 삼가야 한다. 그보다는 주행 모드(D)에 놓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퓨얼 컷(Full-Cut)을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퓨얼 컷에서 시동이 꺼지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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