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재해석, 복고풍 디자인 콘셉에 첨단 EV 결합한 신종
자동차의 재해석, 복고풍 디자인 콘셉에 첨단 EV 결합한 신종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9.10.28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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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와쿠스포(WAKUSPO)

전기차가 현실 속에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내연기관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1896년 벨기에 자동차광 카뮈 제나티가 탄환 모양의 자동차로 시속 100km를 돌파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1920년대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내연기관을 압도했다.

그러나 배터리를 이용한 스타트 모터가 등장하면서 시동을 걸기 위해 크랭크 핸들을 사용해야 했던 내연기관차의 불편함이 사라지고 석유 업계의 맹공으로 전기차는 빠르게 사라졌다. 화석연료의 고갈 우려와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은 1990년대부터다.

1996년 GM이 세계 최초의 양산 전기차를 내놨지만 수많은 의혹만 남기고 사라졌다. 전기차가 다시 등장하고 개발 경쟁이 시작된 것은 2009년 미쓰비시 '아이미브(i-MiEV)'가 등장하면서다. 이후 닛산 리프가 나왔고 현대차도 2010년 순수 전기차 블루온을 공개하고 기아차가 2011년 국산 최초의 레이 EV를 출시하면서 국산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

혼다 e

전기차는 자율주행 기술, 첨단 커넥티비티와 함께 자동차의 미래 산업이자 대세로 여겨진다. 배터리와 모터로 구동되는 전기차의 기술적 개념은 100년 전과 다르지 않지만 충전 시간, 주행 거리가 획기적으로 짧아졌고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레트로(복고풍) 디자인의 전기 콘셉트카가 속속 등장하면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전기차는 미래 또는 친환경 이미지에 걸맞은 독특한 디자인 콘셉을 갖고 있거나 기존 내연기관차의 변형이었다. 전기차와 복고풍 디자인이 갖는 어색함을 깨버리고 양산으로 잇는 시도는 혼다가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어반 EV로 시작됐다.

올해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어반 EV의 내·외관을 다듬어 공개한 혼다 e 컨셉트도 원형의 헤드램프, 낮고 뭉툭한 프런트 앤드, 루프의 라인에서 세련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019 도쿄모터쇼에서 혼다는 콘셉트로 끝날 것 같았던 어반 EV를 별로 달라지지 않은 프로토타입 '혼다 e'로 다시 공개했다.

구체적인 제원도 공개됐다. 혼다 e는 100kW(134마력), 113kW(152마력) 두 개의 버전, 35.5kWh 배터리 탑재, 1회 충전으로 최대 215km 주행이 가능하다. 혼다는 도심 이동에 충분한 거리를 갖추고 있다며 경쟁차보다 짧은 항속거리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2020년 유럽 수출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혼다 e는 생김새와 다르게 기본기가 탁월하다. 차체 전후 중량 배분이 완벽한 50:50이고 회전 반경은 4.3m에 불과하다. 가속과 제동이 하나로 이뤄지는 원페달, 주행 모드에 따라 조정되는 서스펜션에 혼다 센싱으로 주행 안전성도 확보했다. 스마트 폰 앱 My Honda+로 공조, 오디오, 엔터테인먼트 등 자동차의 여러 기능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번 도쿄모터쇼에는 혼다 e와 생김새가 비슷한 또 하나의 복고풍 전기 콘셉트카도 주목을 끌었다. 스즈키가 공개한 와쿠스포(WAKUSPO)는 1회 충전 시 100km가량을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2인승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다. 혼다 어반 e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투톤의 복고풍 외관에 이런 타입에서나 가능한 재미있는 기능이 숨겨져 있다.

버튼으로 후미를 픽업이나 해치백 타입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즈키는 왜건과 쿠페로 불렀다. 외관의 형태뿐만 아니라 전면부에 표시되는 조명의 형태, 대시보드의 내용을 원하는 타입으로 설정할 수 있다. 아웃 사이드미러는 카메라로 대체됐고 도어 핸들도 자동으로 전개되는 방식이다. 복고풍의 생김새와 전혀 다르게 첨단 기능과 옵션으로 가득한 차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앞서 현대차도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포니를 연상케 하는 복고풍의 EV 콘셉트카 '45'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EV 콘셉트카 45 역시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45년 동안 현대차가 쌓아온 헤리티지를 담은 모델이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모델과 달리 첨단 느낌이 강한 외관을 갖고 있다.

키네틱 큐브 램프, 거울 대신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으로 대체된 아웃 사이드미러, 여러 개의 스포일러와 에어덕트, 나무와 패브릭, 가죽 소재로 거실처럼 꾸민 실내의 구성과 스위블 시트로 복고풍이라는 콘셉트와 다르게 첨단 기능과 소재가 다양하게 사용됐다.

이외에도 인피니티의 프로토 타입 9, 푸조의 e-레전드, 폭스바겐 ID 버기, BMW 이세타, 르노 e 플레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비전 메르세데스 심플렉스 등 의외로 복고풍과 접목된 전기 콘셉트카는 최근 자주 소개됐다. 대다수가 혼다 e의 사례와 같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콘셉트카 수준의 시도에 그치고 있지만 한 시대를 누빈 과거의 명차가 미래 자동차를 상징하는 전기차로 부활하면서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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