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래버스 그리고 강화도 가을 정취와 한적한 낚시

  • 입력 2019.10.28 08:26
  • 수정 2019.10.28 08:4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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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시종일관 차분한 음색을 전달했을 뿐 아니라 5.2미터, 2톤이 넘는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함께 맞물린 9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동급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는 연료 효율성 뿐 아니라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에서 우수한 직결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1열뿐 아니라 2열과 3열 어디에서도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9월 국내 사전계약에 돌입하고 이제 곧 본격적인 고객 인도에 돌입하는 쉐보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를 타고 강화도를 찾았다. 최종 목적지는 모처럼 도심을 벗어나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날 수 있는 한적한 저수지로 송해면 하도리에 위치한 하도저수지, 일명 오류내지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 금요일 오전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약 1시간 40분, 57km의 거리를 달려 도착할 수 있었다.

먼저 쉐보레 트래버스는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에 특히 5.2미터에 이르는 국내 최장 차체 길이에서 나오는 상상 이상의 존재감과 3미터가 넘는 휠베이스를 통해 여유 넘치는 실내공간이 매력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기는 데는 더없이 훌륭한 스펙을 지녔다.

간단한 낚시 장비를 트렁크에 싣다 보면 기본 651리터의 트렁크 공간이 광활하게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트렁크 하단 비밀의 공간을 열어보면 90.6리터의 추가 적재 공간까지 제공하고 있어 7명을 꽉 채우고도 간단한 등산과 캠핑 장비를 싣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물론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2780리터까지 확장되는 화물적재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니 트래버스의 크기를 제대로 실감하기에는 엄청난 '장비빨'이 우선돼야 하겠다.

트래버스의 공간 구성은 단순 여유로운 적재 공간을 제공하는데 멈추지 않았다. 2열의 경우 '독립식 캡틴 시트'와 슬라이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기아차 카니발을 연상시키는 안락함을 지녔다. 여기에 슬라이드 시스템의 경우 3열 탑승자가 보다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어 여느 차량과 비교해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기본 구성에 충실한 인테리어는 동급 경쟁 차종에 비해 고급스러움을 찾기는 부족하다. 여전히 사용되는 아날로그식 계기판과 플라스틱 소재의 마감,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의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다만 복잡하고 화려하고 첨단식 그런 것들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라면 그냥 기본적인 편의사양에 충실한 것을 찾는다면 크게 거슬리지 않는 정도.

트래버스의 외관 디자인은 전형적인 미국식 대형 SUV 디자인을 띄었다. 쉐보레를 상징하는 듀얼포트 그릴이 전면부를 차지하고 블랙 보타이를 통해 조금 더 특별함을 더했다. 여기에 차체에 비해 날렵한 모습의 헤드램프는 9 LED D-Optic을 적용하고 정갈한 크래프트십이 간결하고 볼륨감 있는 차체와 잘 조합된 모습이다. 사양에 따라 2가지 패턴으로 제공되는 20인치 알로이 휠은 차량의 무게감을 더하는 요소다.

측면은 두꺼운 C필러와 함께 대형 SUV를 상징하는 박스형 디자인을 띄고 있다. 여기에 앞뒤 휀더는 사다리꼴로 오프로드에서 다양한 지형에 적합하도록 디자인된 모습이다. C필러 뒤쪽에 자리한 큼직한 글라스는 실제 3열에 탑승할 경우 훌륭한 개방감을 선사하며 답답함이 덜했다. 후면부는 깔끔한 구성이다. 양쪽으로 나뉜 사가격형의 듀얼 머플러는 차량의 강략한 동력성능을 암시하며 전면 헤드램프와 연결된 날렵한 구성의 테일램프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시승차의 경우 차량 곳곳에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더한 '레드라인' 패키지가 더해져 트래버스이 존재감을 더욱 강조한 느낌이다.

사실 트래버스의 존재감은 엔트리 사양부터 적용된 사륜구동을 통해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콘셉트를 빼놓을 수 없겠다. 센터콘솔에 위치한 동그란 버튼을 통해 간편하게 동작되는 해당 시스템은 FWD 모드, AWD 모드, 통합 오플로드, 토우/홀 모드까지 제공하고 있어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 상태를 쉽게 변경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드물게 트레일러링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는 부분은 트래버스의 눈에 띄는 장점이다.

특히 무거운 트레일러나 카라반 견인 시 사용하는 토우홀 모드는 견인 상황에 따라 변속패턴과 전후륜 토크 배분, 스로틀 민감도를 최적화해 차량의 부드러운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트레일러의 급격한 흔들림에 따른 위험 감지 시 트레일러의 제동장치와 차량의 엔진 출력을 제어해 차량의 안정적인 운행을 돕는 스웨이 콘트롤 시스템과 함께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을 기본 적용하고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의 주행안전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덩치 큰 SUV를 운전하는 데 따른 부담감은 한결 덜하다.

트래버스의 파워트레인은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6.8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여기에 5링크 멀티 서스펜션을 적용해 정숙하고 우아한 승차감이 주된 성향이다. 실제 도로에서 트래버스는 큰 덩치에 비해 막상 운전대를 잡고 보면 의외로 부드러운 서스펜션 반응과 N.V.H 성능에 편안함이 전달된다. 큰 덩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예민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 반응, 저속에서 고속까지 손쉽게 이어지는 가속페달의 담력이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일관된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이 패밀리 SUV를 지향한 모습이다.

확 트인 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초반 응답성은 반 박자 늦게 시작되지만, 중고속까지 꾸준하게 오르는 엔진과 변속기 반응에 6기통 엔진의 파워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때 하체의 거동과 안정적 승차감은 대형 SUV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점이다. 이날 왕복 약 120km를 달린 뒤 계기판 평균연비는 8.5km/ℓ를 기록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수치 또한 기록했다. 가격은 LT Leather 4520만원, LT Leather Premium 4900만원, RS 5098만원, Premier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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