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낚시 클럽' 자동차는 800만 낚시인에 주목하라

  • 입력 2018.11.22 13:46
  • 수정 2018.11.22 13:5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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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낚시 인구는 믿거나 말거나 800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가구 수가 2000만 명이라고 봤을 때 두 집 가운데 한 곳은 낚시하는 가족이 있다는 얘기지만 해양수산부가 그렇다고 하니까 믿을 수 밖에.

된다 싶은 트랜드에 맞춰 마케팅을 벌이는 자동차 회사들은 그러나 낚시에 무관심하다.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집중했던 것과 다르게 낚시 인구의 증가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뭘까.

완성차 마케팅팀 관계자는 "등산과 낚시가 동적과 정적으로 구분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낚시 인구의 증가에 맞춰 마케팅이고 프로모션이고 하는 걸 생각해 본 적도 없단다. 지난해로 기억된다.

사진=혼다 낚시 클럽
사진=혼다 낚시 클럽

최고급 브랜드인 벤틀리가 낚시꾼을 위해 커스터마이징으로 제작한 뮬리너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수억 원대의 자동차를 낚시차로 사용한다는 것, 플라잉 낚시에 필요한 도구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러기지 공간에 전세계 낚시인이 부러운 감탄사를 쏟아냈다. 

낚시인을 겨냥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일본 혼다는 웹사이트 '혼다 낚시클럽'를 운영한다. 이 사이트는 민물과 바다 물고기 도감, 이런 것들을 잡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어떻게 장비를 구성해야 하는지, 낚시하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로 가득하다.

사용자들이 올린 낚시 체험기 그리고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도 제공한다. 이 사이트에 자동차 이야기는 없다. 다만 낚시 체험기를 올리는 사용자들이 아름다운 풍경에 자동차를 담은 사진을 올리는 정도다. 낚시 체험기에는 자연스럽게 혼다의 여러 차종이 소개되고 근처의 맛집 또 들러봐야 할 명소가 등장한다. 

사진=혼다 낚시 클럽
사진=혼다 낚시 클럽

혼다는 낚시터를 추천해주고 요즘에는 어느 곳에서 무슨 어종을 잡아야 하는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무엇보다 바늘을 묶고 미끼를 만들고 챔질은 어떻게 하는지 등 낚시 입문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일본의 낚시 인구는 적어도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700억 원으로 보는 통계가 있다. 낚시 인구와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작지만 낚시를 정적인 레저로 보고 강 건너 바라보는 듯한 자동차 업체는 아주 큰 시장을 놓치고 있다.

낚시를 위해서는 많은 도구를 싣고 짧거나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적지 않은 낚시인들이 카니발,  스타렉스는 물론 SUV 차종을 '낚시차'로 개조하고 있다. 심지어 경차를 개조해 낚시 도구를 가득 싣고 전국 낚시터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낚시를 테마로 하거나 그런 편의 장치가 있는 '특별판'이 나오면 800만 낚시인의 열광적 지지를 받게 될 것으로 장담한다. 그럼에도 낚시를 정적인 레저로 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자동차 업체의 관심은 높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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