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부추길 흰색 실선 침범 '중과실' 사고
보험사기 부추길 흰색 실선 침범 '중과실' 사고
  • 오토헤럴드
  • 승인 2018.11.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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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도로상 각종 교통사고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측면에서 엄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운전면허 취득 절차와 관리적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여러 형태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 4000여명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3배나 되는 후진국에 간단한 접촉사고에도 10명 중 6명이 진단서를 가져와 보상을 요구한다. 일본은 약 6%다. 대학생들조차 간단한 사고에도 수업은 뒷전이고 보상에 눈독을 들이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교통사고를 이용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법적으로 관리하려고 하면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12대 중과실 사고에 포함된 지시사항 위반과 흰색 실선구간 차로 변경 시 발생하는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흰색 실선구간 차로 변경 시 발생하는 사고를 중과실로 보면 무고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고 특히 보험 사기범의 먹잇감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 중과실 사고는 민사 합의와 상관없이 검찰송치가 되고 사안에 따라 전과까지 남는다.

황색 실선인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 위반과 같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와 달리 흰색 실선 구간에서의 차로 변경 문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우선 공로상에서 흰색 실선은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황색 실선과 달리 흰색 실선은 특별한 기준 없이 그어놓은 곳이 많아 많은 운전자가 운전 중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곳이 많다. 심지어 한강 다리 가운데에는 우측으로 빠지는 차로에 끼어들기를 못하도록 길게는 1Km 이상 실선이 있고 단속을 위한 곳도 즐비하다.

기준도 없고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으며, 아예 지워져 보이지 않는 곳도 많다고 적지 않다. 도로표시 중에는 상충이 되는 구역도 많아 어느 것이 맞는 표시인지 헷갈리는 곳도 한두 곳이 아니다. 교통흐름이나 동선 등을 고려하여 안전하게 확실한 기준으로 흰색 실선을 설치해야 하지만 그 기준조차 모호하다.

많은 운전자는 흰색 실선이 점선보다는 차로를 지켜야 하고 조금 고민하는 정도로 인식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흰색 실선구간에서의 차로 변경 사고를 중대과실로 포함하면 더욱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모호한 사건을 경찰에 접수된 이유만으로 검찰로 송치하고 중대 문제로 키우면 당연히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다. 사소하게 생각한 흰색 실선 침범으로 발생한 사고가 중과실이 되면 보험 사기범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주변에 널려있는 잘못된 흰색 실선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이 충돌이나 추돌이 발생해 위반 차량이 가해자가 되면 가격을 흥정하는 보험사기에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되고 중과실 사안으로 검찰송치 등 부담을 안게 되는 운전자는 보험 사기범의 흥정에 응할 수밖에 없다.

제 3경인 고속도로에서 남동공단을 넘어 송도로 나가는 지로에는 바닥에 차로변경표시 화살표가 연속 두 번 표시돼 차로변경을 유도하고 있다. 이를 확인한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끝 차선으로 진입을 하던 중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이곳은 화살표를 따라 지로를 따라가는 경로에 흰색 점선이 이어져 있어야 했지만 실선으로 표시돼 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이는 중과실 사고다. 잘못 표시된 흰색 실선으로 진입한 운전자는 가해자가 됐고 검찰로 송치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흰색 점선과 흰색 실선은 특별한 규정 없이 알아서 선을 긋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잘못 설치된 흰색 실선 구간은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곳에서 앞차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가 흰색 실선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노려 고의로 추돌하면 보험 사기범의 합법적이고 완전범죄가 가능해진다. 

법 개정은 모두가 이해하고 보편타당성이 있으며, 객관적이어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도로교통법은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그 후유증이 크고 더욱 심각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흰색 실선 진입에 따른 사고는 중과실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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