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아발론, 아무도 넘지 못한 ‘그랜저의 벽' 도전

  • 입력 2018.11.13 12:17
  • 수정 2018.11.14 09:15
  • 기자명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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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한국토요타가 5세대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수입 준대형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준대형 세단의 절대강자인 현대차 그랜저와 2인자 기아차 K7에 밀려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수입 준대형 시장에서 아발론이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럭셔리·실용성 겸비한 준대형 시장, 수입차 경쟁력은 ‘글쎄’

현재 한국 시장에 판매 중인 수입 준대형 세단은 토요타 아발론을 비롯해 4종류다. 한국GM의 임팔라, 포드코리아의 토러스, 그리고 닛산의 맥시마가 있다. 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내세웠지만, 그랜저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고급스러운 품질과 뛰어난 공간활용도,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추면서도 중형차를 고려하던 고객이 넘볼 만한 가격 경쟁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현대차 그랜저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9만 2491대가 팔리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기아차 K7 역시 같은 기간 3만 2065대 팔려 사실 상 두 모델이 준대형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그랜저가 지배하고 있는 준대형 시장에서,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틈새 시장을 노린 수입 준대형 모델들도 속속 등장했다. 대표적인 모델이 완성차로 수입된 쉐보레(한국GM) 임팔라다. 임팔라는 큰 차체와 강력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2015년 출시 당시 그랜저 대항마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임팔라의 실패 요인은 한국 환경에 맞지 않는 상품성 탓이 컸다. 더구나 올해 초 군산공장 폐쇄 사태와 더불어 한국GM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임팔라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그 결과 올해 1월~10월 판매량은 1222대에 불과하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포드 토러스는 다운사이징된 2.0L 에코부스트 엔진의 경제성을 내세웠지만 올해 누적 판매량은 174대에 그쳤다. 그나마 젊은 디자인과 3.5L V6 엔진의 운전 재미를 강조한 닛산 맥시마는 올해 423대 팔렸지만, 그마저도 인상적인 판매량은 아니다. 토요타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구형 아발론을 판매했지만, 2018년 누적 판매량이 겨우 57대에 그쳤다. 신형 아발론을 출시하면서 구겨진 체면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들 수입 준대형 세단들은 모두 나름의 특장점을 내세워 그랜저 중심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자 했지만, 좀처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우선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3000만 원 초반대부터 구입 가능한 그랜저에 비해 4000만 원대 중반에 포진한 수입 모델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임팔라는 2.5 가솔린을 35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판매 중이지만, 같은 가격대의 그랜저에 비해 편의사양이나 실내공간 등 상품성의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더구나 4000만 원대 후반에서는 한 급 위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까지도 선택할 수 있어 틈새 시장을 노렸던 수입 준대형 모델들이 오히려 사이에 낀 모양세가 됐다. 

하이브리드·첨단 기술 갖춘 아발론, 가격은 여전히 ‘물음표’

무난함을 강조하다가 역으로 이렇다 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구형 아발론과 달리, 신형 아발론은 토요타만의 장기를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 파워트레인의 변화다. 구형 모델의 3.5ℓ V6 엔진을 걷어내고, 2.5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어 218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낸다. 구형보다 퍼포먼스는 약해졌지만, 준대형임에도 경차보다 좋은 연비를 얻게 됐다. 공인연비는 16.6km/L에 달한다.

하이브리드의 원조 토요타인 만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신뢰도나 효율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동급 최다인 10-에어백과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등 각종 첨단 안전사양이 대거 탑재되면서 그랜저와의 편의사양 간극도 좁혔다. 4730만원이었던 구형보다 낮은 4660만원의 가격, 여기에 하이브리드의 각종 혜택까지 더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그랜저와 가격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토요타 아발론은 사전계약대수가 300대를 넘어 그랜저와의 직접 경쟁은 아니더라도 작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른 수입 준대형 모델들이 성장 모멘텀을 잃고 판매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아발론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을 이끌면 다른 경쟁 모델들도 더불어 판매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토요타는 신형 아발론의 목표 판매량으로 연간 1000대를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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