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파리] 방대한 차량 데이터, 블록체인과 연관해야 할 때

정구민 국민대 교수....수많은 데이터, 어떻게 가공하고 보완할지에 대비해야

  • 입력 2018.10.05 08:59
  • 수정 2018.10.05 16:29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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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2020년경 실제 자율주행차가 출시될 것이라 전망했다.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BMW를 비롯해 포드와 현대기아차가 관련분야 기술들을 개발 중이고 구글 및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IT 업체들도 해당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기술 단계는 총 4단계로 1단계의 경우 특정 기능의 자동화 단계인 선택적 능동제어. 현재 일부 양산차에 지원되는 차선이탈경보장치와 크루즈 컨트롤 등이 해당된다. 2단계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같은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적으로 능동제어되는 단계로, 운전자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어 3단계는 차량이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을 인식해 운전자가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만 개입이 필요한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다. 구글의 자율주행차와 최근 출시된 아우디 신형 'A8'에 양산차 최초로 해당 기술이 탑재됐다. 끝으로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현대차 수소전지차 '넥쏘'가 지난 동계올림픽을 통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서울-평창 간 고속국도를 자율주행 기능으로만 이용해 완주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관련업계는 자율주행 시장은 2020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0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인 2000억달러를 차지한 뒤 2035년까지 1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자율주행차와 함께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 역시 함께 주목된다. 도로 위 다른 차량과 교통 및 통신 기반 시설 등을 통해 무선으로 연결하고 위험 경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 제어 및 관리 서비스 등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여기에 자율주행이 가능한 만큼 차량 내에서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향후에는 자율 주행이나 자동차의 자동 충전, 그리고 운전자의 건강 상태나 혈중 알코올 농도를 파악해 운전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2일(현지시각)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개막한 '2018 파리 모터쇼'를 통해 프랑스 양산차 브랜드 '르노(Renault)'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급화 전략을 강조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기능을 겸비한 '이지-얼티모(EZ-ULTIMO)'를 공개했다. 이날 모터쇼 현장에서 국가기술표준원 자동차전기전자 및 통신전문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IT와 자동차융합연구회 위원장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국민대 전자공학부 정구민 교수를 만나 업계 동향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지난 3년간 스마트카 표준화 과제의 연구책임자를 맡아 CES 및 해외 모터쇼를 자주 방문했다는 정 교수는 "스마트카 표준화 사업의 경우 독일자동차산업협회(VAD)에서 표준화 로드맵을 설정하면 국제표준까지 이뤄지는 게 현 상황이다. 유럽국가들의 파워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준화 과제는 꾸준히 신경 써야할 부분이며 자동차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향후 산업적으로 접근할 때  차량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나올텐데 블록체인 등과 연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미래 자동차의 경우 수많은 데이터가 발생하는데 그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보완할 것인가를 대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예를 들어 "토요타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데이터에서 공개 가능한 것, 판매 할 것, 미공개로 지킬 것 등으로 구분하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양산차에선 교통정체 시 앞 차에 코인을 던지면 앞지르기를 할 수 있거나 엠블럼스에게 양보를 하면 국가에서 코인을 지급하는 등 암호화폐의 다양한 응용과 관련된 예상들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더이상 운전이 필요없는 자율주행차 발달과 관련해 "차량 안에서 회의나 잠을 잘 수 있는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어 인공지능이 성장하면 운전자 없이 자동차 혼자 충전 혹은 주유를 하는 등 스스로의 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이 암호화폐와 연결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결국, 주행 데이터와 사람과 관련된 데이터, 차량 차체 데이터를 갖고 처리하는 과정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리 모터쇼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비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브랜드가 없어 아쉽다고 하면서도 "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확산이 트랜드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첫 공개된 르노 '이지-얼티모(EZ-ULTIMO)'는 지난해부터 르노가 로보 자동차 콘셉트로 선보인 3부작 중 가장 마지막에 공개된 차량으로 앞서 공개된 첫 번재 콘셉트카이자 전고객을 대상으로 한 도심형 공유 모빌리티 '이지-고(EZ-GO)'와 물류 운송용 라스트 마일 기술을 탑재한 '이지-프로(EZ-PRO)'와 동일한 플랫폼에서 제작된다. 르노는 이지-얼티모에 대해 프리미엄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고객들에게 이동 중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이동 경험을 펼칠 수 있게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얼티모는 타업체에서 선보인 로보 자동차 콘셉트가 대부분 박스형 외관을 가지고 있는 반면, 프리미엄 자동차에 어울리는 관능적이고 흥미로운 MPV 바디를 채택했다. 또한 고객들에게 차량 운전의 부담이 없는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의 매력과 장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로보 자동차의 기능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각상을 닮은 전장이 긴 차체는 투톤으로 구성되고 하단은 녹색빛을 상단은 샴페인 색상을 채택했다. 여기에 캐빈에는 우드, 대리석, 가죽 등 참신한 소재를 넣었으며 완벽한 프라이빗 공간을 위해 차체 상단은 기술적으로 패시팅(faceting)해 내부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프라이빗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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