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 소리 들으며 타는 고성능 소형차 '미니 JCW'

  • 입력 2018.07.02 13:55
  • 수정 2018.07.02 14:1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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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작고 귀여운 이미지의 '미니(MINI)'는 알아도 '미니 JCW'에 대해선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미니 라인업 중에서도 최상위 고성능 모델로 자리한 JCW 브랜드는 기존 미니에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 '존 쿠퍼'의 튜닝 프로그램이 추가돼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차량들을 말한다.

흔히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를 줄여 'JCW'로 불리며 기존 모델에 성능과 외관 디자인의 변형이 뒷받침된다. 당연히 일반 차량과 차별화된 파워트레인과 각종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실내외 디자인 탓에 평균 5000만원대를 훌쩍 웃도는 가격에 판매된다.

소형차 크기의 차량을 5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산다면 '미친놈' 소리를 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 할 수 없는 독특한 주행질감과 작은 차체에서만 나올 수 있는 민첩함 그리고 저속과 고속, 어느 순간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항시 맛 볼 수 있는 미니 JCW 만의 매력을 맛 본다면 고성능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강렬한 기억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펼쳐진 'JCW 챌린지'에 참가해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미니 JCW 컨트리맨, 미니 JCW 클럽맨 등 국내 판매를 앞둔 JCW의 주요 라인업을 직접 체험해 봤다.

먼저 JCW의 역사를 살펴보면 1956년 미니를 최초 디자인한 알렉 이시고니스는 영국 BMC로부터 경제적이면서 완벽한 성능을 갖춘 4인승 소형차를 디자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게된다. 이 결과 전륜 구동이면서 짧은 오버행, 낮은 무게중심, 적절한 공간의 사용과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최초의 미니가 탄생한다.

이후 레이싱 전문가 존 쿠퍼는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였던 이시고니스가 그린 이 신모델의 첫 도면을 보자마자, 미니가 가진 특별한 자질을 직감하고는 이 작은 차에 적용된 기발한 컨셉이 앞으로 미니라는 브랜드를 다시 정의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후 1959년 미니가 설립되었던 첫 해에 쿠퍼는 자사의 드라이버인 로이 살바도리(Roy Salvadori)를 레이싱을 위해 설계된 최초의 미니 쿠퍼에 태워 이탈리아로 보낸다. 결국 살바도리는 앞서 렉 파넬이 애스턴 마틴 DB4로 이탈리아 몬차까지 주파했던 시간을 한 시간이나 앞당기며 미니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해낸다.

1960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첫 성공에 고무된 존 쿠퍼는 이후 미니에 기반을 둔 GT모델 제작을 제안하게 된다. 이시고니스는 처음엔 다소 회의적이었지만 당시 BMC의 CEO였던 조지 해리먼이 최종적으로 55마력의 엔진을 장착한 미니 쿠퍼를 1000대 소량 제작하기로 결정하게 되며 JCW의 시초가 탄생한다.

당시 해당 차량의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21마력이 더 늘어났고, 최고속도는 약 130km/h에 이르렀다. 또한 기어비도 엔진 성능에 맞춰 개선되었으며, 앞 바퀴의 디스크 브레이크도 강력한 제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어 알렉 이시고니스가 차량 개발에 동참하면서 업그레이드형 엔진 개발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엔진은 엔진 블록의 보어를 미니 쿠퍼 S의 최대치까지 끌어올린 엔진이었다. 1071cc의 배기량의 4기통 엔진의 용량은 모터스포츠급인 1100cc 미만으로 머무르며, 최대출력은 6,200rpm에서 70마력이며, 최대 엔진속도는 7,200rpm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이거나 앞둔 미니 JCW 라인업은 쿠퍼, 컨트리맨, 클럽맨, 컨버터블 등 4종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이날의 시승은 JCW 컨트리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미니 전체 라인업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컨트리맨은 전장, 전폭, 전고의 크기가 각각 4299mm, 1822mm, 1557mm로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급 사이즈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은 최대 13cm까지 앞뒤로 조절 가능해 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40:20:40의 시트 구조는 뒷좌석 등받이를 접을 경우 기본 450리터에서 최대 1390리터까지 확장돼 유용성을 더했다.

JCW 컨트리맨의 경우 2.0리터 4기통 JC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미니의 올4(ALL4)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안전최고속도는 234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는 6.5초만에 도달한다. 이는 일반 쿠퍼 SD 컨트리맨 ALL4 보다 0.9초 정도 빠른 것.

외관은 레이싱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공기역학성과 주행성능 향상에 중점을 둔 변형이 이뤄졌다. 차량 전면부는 대형 공기흡입구가 배치되고 보다 높은 출력에 필요한 냉각 효율성을 위해 기존 안개등 자리에는 추가적인 쿨러가 자리했다. 또한 미니의 전통적 디자인 요소인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이트 스커트는 붉은색 컬러 및 JCW 로고를 적용해 강렬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여기에 LED 헤드라이트와 함께 헤드라이트 전체를 감싸는 LED 주간 주행등이 장착되어 가시성 확보와 동시에 JCW 컨트리맨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한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레이싱카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를 비롯해 다기능 버튼이 장착된 JCW 스포츠 스티어링 휠, 주행 속도와 제한 속도 정보 등이 표시되는 JCW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새롭게 장착됐다.

슬라럼, 드레그 레이싱 등 JCW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날의 행사에서 백미는 역시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마음껏 질주하는 서킷 체험이었다. 인제 스피디움의 풀코스를 JCW 컨트리맨에 올라 총 4바퀴를 달렸다. 먼저 JCW 컨트리맨은 일반 모델에 비해 몸을 잡아주는 시트의 느낌이 더욱 단단하고 운전대 역시 조금 더 묵직했다.

오르막 우회전으로 시작되는 서킷 진입에서 천천히 가속페달에 힘을 더하자 차량이 당장이라도 앞차의 후미를 들이 받을 듯 넘치는 파워를 자랑했다. 좌우측 깊은 코너와 내리막 우측 커브에서 단단한 핸들링 성능과 비교적 일반 미니에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도로름 움켜지듯 달리는 느낌은 JCW에서만 느껴지는 주행질감이다.

JCW 컨트리맨에 올라 좌측으로 깊게 돌아나가는 코너에서 묵직하지만 안정적으로 빠져나왔다. 일반 모델에 비해 낮아진 차체는 코너에서 도로를 움켜쥐듯 예상했던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어 곧장 이어지는 오르막 코스에 들어서자 순간 거대한 해머로 강타당한 듯 정신이 흐릿해진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묘한 느낌이 들었지만 공포심보다는 다음 코스 공략이 기다려질 만큼 희열이 전해졌다. 이후 좌우측으로 계속되는 코스에서도 JCW 컨트리맨은 운전의 재미를 더하며 지속적인 자극을 보낸다. 결론적으로 JCW 컨트리맨은 고성능 스포츠카가 초고속영역에서 전해주는 운전의 짜릿함을 일반 주행에서도 느끼게 할 만큼 충분한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 밖에 JCW 컨트리맨에는 오직 컨트리맨에만 적용되는 미니 컨트리 타이머를 비롯해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인 하만카돈 하이파이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옵션이 탑재됐다. 특히 미니 컨트리 타이머 기능은 까다로운 지형에 차량이 들어서면 운전 난이도의 정도를 자동으로 기록해 시각적으로 오프로드 주행시간 등의 데이터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아울러 옵션으로 제공되는 터치 스크린이 적용된 8.8인치 컬러 모니터로 편리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다.

또한 JCW 컨트리맨은 도로 상황과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MID, 스포츠, 그린 등 다양한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트렁크 아래로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편리하게 트렁크를 오픈할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및 파킹 어시스턴트 등 각종 편의사양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시승한 미니 JCW 컨트리맨의 국내 판매 가격은 597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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