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픽업 트럭으로 현대차 1년 내수 추월

  • 입력 2018.01.17 11:06
  • 수정 2018.01.17 15:2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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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9만 대가 팔린 포드 F 시리즈(사진은 F-Series Super Duty)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차종은 픽업트럭이다. 그것도 4.5t 이상의 풀 사이즈 픽업트럭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 순위 1위에서 3위까지가 풀 사이즈 픽업트럭이다. 

판매 대수는 엄청나다. 1위를 차지한 포드 F 시리즈는 89만 60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기록한 내수 68만 8939대보다 20만 대가 더 팔렸다. 2위 쉐보레 실버라도(58만 5864대), 3위 램(50만 723대)을 합치면 우리나라 전체 내수보다 많다. 

풀 사이즈와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 상위 5개 모델을 전부 합치면 280만 대가 넘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 경쟁은 치열했다. 크루캡, 레귤러캡, 슈퍼캡에 캡오버 그리고 디젤 중심에서 바이오 가스까지 종류가 다양해졌다. 

캡은 승차인원과 형태로 구분한다. 크루캡은 4~5인승, 레귤러는 2인승, 슈퍼캡은 2열을 갖춘 타입이다. 종류가 늘었고 벤츠와 현대차의 신차 투입, 토요타 하이럭스의 부활, 그리고 기존 브랜드도 미들급 또는 경량급 픽업트럭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올해 경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쉐보레 실버라도, 2017년 한 해 동안 58만 대가 팔렸다.

미국 픽업트럭의 인기는 캠핑카를 끌고 요트를 견인하는 등 레저용에 적합한 실용적 구조와 엄청난 덩치의 여유에서 보이는 위압감을 통한 과시욕도 한몫을 한다. 

쌍용차가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카를 출시하고도 '렉스턴 SUV', '오픈형 렉스턴'으로 불러 달라는 것과 딴판이다. 미국 픽업트럭은 엄청난 크기의 덩치 못지않게 성능 역시 무시무시하다. 

지금 추세로 봤을 때 올해 연간 판매 90만대도 가능해 보이는 포드 F 시리즈는 6.7ℓ의 파워 스트로크 V8 터보 디젤로 최대 450마력(2800rpm)의 출력과 130kgf.m의 토크(SUPERDUTY)를 발휘한다.

픽업트럭의 힘을 상징하는 트레일 토윙(견인력)은 15t이 넘는다. 쉐보레 실버라도 3500HD도 6.6ℓ의 V8 터보 디젤엔진으로 445마력의 출력과 126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현대차 포터, 2017년 10만 대 이상 팔린 픽업 트럭의 강자다.

픽업트럭이 거대한 항공기를 견인하며 힘을 과시하는 것도 캠핑카와 요트 등을 끌 때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상품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의 픽업트럭 수요 급증 현상은 유가 변동에 따라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승세로 다시 돌아서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 간 국제 유가는 꾸준히 하락했고 셰일오일 공급량이 늘면서 안정 기조에 들어선 것이 픽업트럭 수요를 늘렸다고 보는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영원한 베스트셀링카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도 엄연한 픽업트럭이다. 쌍용차가 렉스턴 스프츠를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우기는 것도 픽업 트럭을 1t 화물차로 보게 만든 포터와 봉고 때문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풀 사이즈 픽업 트럭 상당수는 공사 현장과 농촌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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