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車 실내 최대 90도 '유아 사망 주의보'

  • 입력 2016.07.27 10:35
  • 수정 2016.07.27 11:31
  • 기자명 이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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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야외에 세워진 자동차의 실내 온도는 상상 그 이상이다. 차량 실내 온도는 외부 온도의 두 배 이상은 거뜬히 넘는다. 또한 밀폐된 차량은 열기를 내보낼 곳이 없어, 차 안의 온도는 야외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간다.

폭염 속 자동차 실내 온도는 10분 만에 20도 이상 치솟는다. 바깥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 밀폐된 차량 실내 온도는 최대 90도까지 올라간다. 이 때문에 밀폐된 차 안에 어린이나 노약자, 반려 동물을 두고 내리는 경우, 짧은 시간이라도 질식의 위험이 커진다. 또한 차 안에 둔 라이터나 전자기기 등이 폭발해 차량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경남 창원에서 50대 남성이 대낮에 술에 취해 차 안에 잠들었다가 폭염으로 실내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질식사했다. 당시 팔과 다리에 화상까지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대전 통영 고속도로에서는 엔진 과열로 인한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폭염 속 장시간 주행으로 인한 엔진 과열로 보고 있다. 

이처럼 여름이 되면 폭염으로 인한 자동차 안전사고가 꾸준히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차량 내 전자기기의 전원은 뽑아두고, 열에 민감한 물건은 가지고 내려야 한다. 또한 창문을 살짝 열어두거나, 유리를 가려 차량 실내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폭염 속 어린이를 차 안에 방치하면서 어린이 사망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야외 온도가 21도일 경우, 차량 실내 온도는 10분 만에 49도 가량까지 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 어린이를 차량 안에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어린이의 체온 변화 속도는 성인보다 3~5배 빠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다섯 아이의 부모가 교회 예배를 드리러 가면서, 한 명을 차 안에 두고 내려 차 안에 있던 아이가 고열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휴스턴의 기온은 섭씨 38도를 웃돌았다.

 

미국의 어린이 안전을 위한 시민단체 키즈앤드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뜨거운 승용차 안에 홀로 방치돼 있다가 숨진 어린이들이 올해 들어서만 1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매년 찜통 차량에 혼자 남겨져 질식으로 사망한 어린이가 평균 37명이다. 

이에 따라 부모들은 단 1분이라도 어린이를 차 안에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고 미 당국은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항상 모든 탑승자가 내렸는지 늘 확인해야 하며, 평소 뒷자리에 휴대전화와 가방 등의 소지품을 놓아두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뒷좌석에 아이를 태울 때 시트와 연결된 인형을 조수석에 두고 아이가 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갖가지 예방책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길을 지나가다 차 안에 아이가 혼자 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면 즉시 차 안에서 아이를 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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