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자살, 고금리” 조폭 국감이 이랬을까

  • 입력 2015.10.09 00:59
  • 수정 2015.10.09 01: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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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쿨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국회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선서를 하고 있다.

“차 값 1%를 수당으로 받고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100만 원의 기본급을 받는 영업사원이 생계난으로 결국 자살했다. 외제차 업체들의 직원 착취가 도를 넘었다.”.

“개인 딜러(영업사원), 판매 대행사에 대한 처우와 횡포가 심각하다. 8개 대행사 가운데 두 곳은 적자, 나머지 여섯 개는 당기순이익이 ‘0’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아우디 순이익은 500억 원이 넘었다”.

“수입차들이 자회사나 협력사 형태로 금융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4~5%인 국산 차보다 두 배나 되는 8%, 9%의 금리를 받고 있다. 딜러들이 자사 계열 할부를 이용하면 4.5%, 다른 할부를 이용하면 2.5%의 지원금만 주는 방식으로 편법 이익을 취하고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이윤석 새정연 의원)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독일계 수입차 업체 대표들에게 의원들이 최근 불거진 벤츠 파손 동영상 사건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등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고 날 선 비판을 내 놓으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사태는 조작과 사기라는 지적을 받았고 (딜러를 착취하는) 탐욕적 기업, (수입차가 사고 나면) 재앙이라는 등의 격한 표현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토마스 쿨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요하네스 타머 어우디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출석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아 진땀을 흘린 이는 토마스 쿨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다. 이찬열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의 자동차 기술을 가진 폭스바겐에서 오염저감장치를 조작한 것은 전 세계인에 대한 사기극 아닌가"라며 "자동차 기술만 최고가 아니라 사기 치는 기술도 최고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토마스 쿨 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속하게 모든 조처를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폭스바겐 사태가 단순한 보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은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뿐만 아니라 배기가스 조작으로 불특정 다수가 건강에 위협을 받았다”며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입은 피해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벤츠 코리아 사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불미스런 사건(골프채 차량 파손 사건)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도 “안타까운 사고(자살)가 있었고 (의원)지적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과도한 할인 경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딜러사와 고민해서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윤석 의원은 “지난 해 국감에서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올해는 그 연속이고 내년에도 지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감기간만 잘 넘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이날 지적된 내용들을 내년에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겠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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