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택시, 5년 굴리면 쏘나타가 한 대

  • 입력 2014.08.21 02:0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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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요타가 반 세기 가량 국산차, 그리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배해 온 택시 시장에 뛰어 들었다. 수입차 브랜드가 택시 모델을 내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택시 전용 모델로 나온 것 역시 최초다.

무모해 보이는 이런 전략에 대해 한국도요타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 보다는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을 알리려는 것이 프리우스 택시를 출시한 진짜 목적"이라고 말했다.

프리우스 택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일본 동경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고 미국과 싱가포르 등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 모델이다.

프리우스가 택시로도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한국도요타도 프리우스 택시가 실적을 늘리는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할 것으로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택시 대부분이 가솔린 보다 저렴한 LPG 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계산이 필요하다. 택시사업자들은 여러 개의 지출 항목 가운데 연료비에 가장 민감하다. 총 경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비교 모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현대차 YF쏘나타다. 연간 10만km를 평균 영업거리로 하고 택시의 운행 특성을 고려해 두 모델 모두 도심연비를 기준으로 했다.계산을 해 봤다. 국산 중형 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싼 차 값과 소모품 및 부품 비용, 차령이 다 했을 때의 가치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지만 단순 연료비만 따져봤다.

차량 가격에서는 970만원의 차이가 났다. 프리우스는 2600만원에 택시 모델을 내 놨고 쏘나타 택시는 1630만원짜리 중간 트림인 스타일(자동변속기)로 비교했다.

도심 연비는 21.7km/ℓ의 프리우스 택시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쏘나타 택시의 도심 연비는 8.5km/ℓ로 두 모델간 차이는 13km/ℓ나 됐다.

 

20일 현재 오피넷 기준 가솔린 가격은 전국 평균치인 1840.14원, LPG를 1036.46원으로 했다. 그 결과 연료비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프리우스 택시의 연간 연료비 총액은 847만 9908원, 쏘나타 택시는 1219만 3647원이나 됐다.

가솔린과 LPG 연료의 ℓ당 가격 차이가 804원이나 됐지만 엄청난 연비 차이로 총 연료비 지출 규모는 가솔린을 사용하는 프리우스 택시가 370만원 이상 낮았다.

운행 기간을 더 늘려 프리우스 택시를 3년 보유하면 쏘나타 택시보다 1100만원, 5년이면 무려 1800만원 이상 연료비 지출액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리우스 택시를 5년 운행하면 970만원이나 비싼 차 값을 보전하고도 그만한 비용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임시검사로 연장할 수 있는 기간을 감안해 최대치의 차령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절감액은 더 커지게 된다. 최대 9년까지 차령 연장이 가능한 개인택시라면 3300만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연료비 절감과 함께 수입차 택시라는 희소성, 승차감이 뛰어난 하이브리드카의 특성까지 보태지면 프리우스 택시가 기대한 것보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프리우스 택시가 연간 10만km를 달리면서 차령이 다할 때까지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부분의 중형택시보다 좁은 실내 공간도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수입차의 특성상 고장이나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택시 사업자들이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에 대해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운행되고 있는 프리우스 택시에서 내구성이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100만km 이상을 주행한 사례도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리고 "평균 택시 승차 인원이 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간의 크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등한 연비의 경제성을 앞세운 프리우스 택시가 당장 우리나라 택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서 프리우스로 택시 영업을 하고 있는 운전자가 "연간 400만원 가량 연료비가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고 택시 사업자들의 실 구매 후 이런 장점들이 알려진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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